[아미랑]“슈바이처와 테레사 수녀가 장수한 비결은…”

<당신께 보내는 편지>


가족과 함께 행복한 한 주 보내셨나요? 서로를 섬기며 생활하고 계신지요. 오늘은 가족을 섬기는 것에서 더 나아가 더 많은 타인은 섬기는 것, 봉사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마음을 비우는 것
‘아픈데 무슨 봉사?’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봉사란 감사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입니다. 지금 내 삶에 감사한다면 봉사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혼자 먹으려는 것을 나눠 먹고, 나만 더 오래 살아야 한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언제든 나의 모든 것을 나눌 수 있고, 살기 위해 발버둥 치기보다는 언제든 죽음을 겸허하게 맞이하겠다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환자들 중 지나친 욕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최후의 순간까지 모든 처치를 받아야 하고, 의사가 나에게만 더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하고, 내가 다른 환자보다 경과가 좋아야 한다는 건 지나친 경쟁 심리에서 비롯됩니다. 물론 투병에서 살아야 한다는 의지가 중요한 건 맞지만, 어느 순간에는 삶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초월한 자세도 필요합니다. 경쟁하는 순간 몸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몸의 균형이 깨집니다. 당연히 예후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반대로 도를 닦는 것처럼 마음을 비우면 투병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행위를 통해 마음을 비울 수가 있습니다.

일러스트
헬스조선DB

60세에 유방암에 걸려 저를 찾아온 분이 있었습니다. 남편과 관계가 좋지 않고 삶의 모든 게 힘들고 귀찮다고 했던 분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남산으로 운동을 다니다가 우연한 기회에 독거노인들을 돕게 됐다고 하셨습니다. 자신보다 연로한 분들을 돕다 보니,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다고 느껴졌던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다른 봉사에도 더 참여하게 되더랍니다. 시간이 흐른 후에는 남편에게도 점점 좋은 감정이 생기고, 그 역시 측은하고 불쌍하다는 마음이 들어 미움이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마음이 바뀌고 용서하고 사랑하며 생활하다 보니 5년이 넘도록 암이 재발하지 않은 채 잘 지내고 계십니다.

봉사는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
봉사의 힘은 저 역시도 느끼고 있습니다. 30년 동안 매년 필리핀으로 의료 선교 봉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2020년에 처음 필리핀에 못 가게 됐을 땐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릅니다. 봉사를 갈 땐 30명 정도의 팀을 꾸리는데요, 이들은 모두 가족 단위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동안의 세월을 보면, 우리 팀은 모두가 건강합니다. 지금까지 함께 봉사하면서 특별히 아프거나 특별히 힘들거나 특별히 어려운 일을 당한 적이 없습니다. 하늘이 내린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우리가 필리핀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인체의 면역이 활성화된 덕분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봉사는 받는 사람도 살리지만 섬기는 사람도 살려내는 힘을 가졌습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낫다는 성경 말씀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나누고 베풀고 섬기고 전하면 우리 인체의 면역력이 증가하고 건강해집니다. 그래서 봉사하는 삶을 사는 사람은 장수합니다. 아프리카의 성자 슈바이처도 그랬고, 마더 테레사 수녀도 장수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렵고 열악한 환경 가운데에서도 그들이 장수했던 까닭은 천국이 그들의 마음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의미 있는 삶으로의 변화
이런 이야기들을 보면, 봉사는 암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제가 돌보았던 암환자들 중에는 “내가 살아있는 건 하늘이 내린 축복이자 덤으로 얻은 인생입니다”라며 어려운 지역에 가서 봉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봉사가 육체적으로 힘들기는 하지만 그 활동이 주는 정신적인 기쁨은 몸을 회복시킵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들에게 체력이 허락한다면 꼭 봉사하라고 권합니다. 특히 가족이 함께 봉사하면 더 좋습니다. 물론 봉사가 스트레스가 되면 안 되겠지요. 봉사가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꾸준히 봉사하게 될 것입니다.

힘들게 암을 극복한 후에 다시 과거의 모습으로 회귀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팍팍한 인생에서 의미 있는 일을 발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선택이 바로 남은 삶의 질을 결정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 후회하지 않을 최선의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너무나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