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관 시술을 통해 임신했다면 임신 초기 태아의 크기로 출산 시 예상 체중이나 임신 관련 합병증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아주대병원 산부인과 곽동욱 교수 연구팀은 시험관으로 임신했을 때 임신 초기 태아의 크기가 출생체중 및 임신 합병증과 연관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임신 11~14주 사이인 산모 960명을 초음파 검사한 뒤 태아의 ‘머리엉덩길이’를 측정해 분포표를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태아의 크기가 ▲10퍼센타일 미만일 때 ▲10~90퍼센타일 때 ▲90퍼센타일 때 3그룹으로 나눴다.
연구팀이 출생 후 신생아의 체중을 쟀더니 3개 그룹 평균 체중은 각각 3059g, 3198g, 3449g였다. 임신 초기 태아의 크기가 신생아의 체중과 연관이 깊었던 것이다. 또한 임신 초기 태아의 크기가 10퍼센타일 미만일 경우, 정상 크기 태아에 비해 부당경량아(제태기간에 비해 작게 태어난 신생아)일 가능성이 2.79배, 34주 미만의 조산 빈도가 6.48배 더 높았다.
반면, 태아의 크기가 90퍼센타일 이상으로 큰 경우, 4㎏ 이상 거대아일 가능성이 2.1배, 부당중량아(제태기간에 비해 크게 태어난 신생아)일 가능성이 3.67배 더 높았다. 또 임신 초기 태아의 크기가 큰 경우 산모가 임신성 당뇨에 덜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뇨 환자에서 임신 초기 태아의 크기가 작다는 이전 연구 결과들과 일치한다.
연구팀은 태아의 크기가 작은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태반의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태반의 기능이 떨어지면 임신 초기부터 태아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조산이나 부당경량아의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태아가 클 경우 분만시 손상이나 제왕절개술의 빈도가 증가하며, 소아 비만이나 당뇨 등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임신 초기 태아의 크기가 작다면 보다 면밀한 산전 진찰을 통해 태아의 상태를 살펴야 하며 태아가 크다면 적절한 운동과 식이조절 등을 통해 정상 크기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의 저자 곽동욱 교수는 “시험관 시술은 자연 임신과 달리 수정되는 시기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임신 초기 태아의 크기로 태아의 성장과 임신 관련 합병증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며 “자연 임신이라면 생리주기가 정확한 산모에게 일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물론 출생체중에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임신 초기 태아의 크기가 작거나 크더라도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임신 초기 위험 요인을 사전에 인지해 적절한 산전 검사와 관리를 통해 건강한 출산을 돕는데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초음파 의학 저널’(Journal of ultrasound in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