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드득' 어린이 이갈이, 넘치는 에너지 때문?

입력 2022.03.23 08:00

성장기 자연스러운 행동… 치아·턱관절 통증 호소할 땐 진료 필요

소아치아
소아 청소년기 이갈이는 대부분 자연스러운 성장기 행동이다./게티이미지뱅크

유치원, 초등생 자녀의 이갈이 때문에 걱정하는 부모가 많다. 잠자는 동안 바드득 소리를 내며 이를 가는 아이를 볼 때면 잠은 제대로 자는 게 맞는지, 치아가 상하진 않을지 걱정이 된다. 성인의 이갈이는 턱관절 장애, 치아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되는데 아이의 이갈이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소아 70%, 이갈이 경험
일단 소아 이갈이는 큰 병이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소아 이갈이는 생각보다 아주 흔하게 발생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에 따르면, 아동의 약 14~17%, 청소년 12%, 성인 8%, 노인 3%에서 이갈이가 발생한다.

특히 소아 청소년의 이갈이는 성장과정 중 일시적인 현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이갈이를 경험하는 소아 청소년의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는 "최신 국내외 연구를 보면, 조사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최대 70%의 소아 청소년이 이갈이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소아 청소년기 이갈이는 굉장히 흔한 현상이다"고 말했다.

◇자연스러운 성장기 행동·긴장 이완·스트레스 등 원인 다양
소아청소년 이갈이의 원인은 다양하다. 다만 소아청소년기 이갈이 대부분의 원인은 치아와 치열이 형성되는 시기의 자연스러운 행동이거나 낮에 긴장한 몸을 이완해주기 위한 행동, 넘치는 에너지 등이 원인인 경우가 가장 많다.

이연희 교수는 "이갈이는 유치열기에서 혼합 치열기로 가는 과정, 혼합 치열기에서 영구치 시기로 가는 성장과정에서 흔하게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과정에서 이가 나면서 간지럽거나 잇몸이 불편한 경우, 교합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 등으로 인해 이갈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이의 넘치는 에너지가 이갈이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연희 교수는 "사람의 뇌가 쓸데없는 일을 하진 않는다"며 "아이가 낮에 긴장이나 압박을 느낀 경우, 이를 풀어주기 위해 이갈이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가 딱딱 부딪치면 기분을 좋게 해주는 세로토닌 등 뇌 활성물질이 나오고, 근육 등이 저절로 이완되기에 아이의 몸이 자연스럽게 이갈이를 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이연희 교수는 "이갈이는 아직 아이가 어려 에너지가 넘치기에 하는 행동이라 봐도 된다"고 밝혔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이갈이 유병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몸에 이갈이할만한 에너지가 없어서다"라며 "아이는 낮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못할 만큼 힘이 넘치기에 밤에 자면서도 움직이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 외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이갈이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소아청소년기 이갈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어른들이 듣기에 불편할 뿐이지, 아이에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근육통·턱관절 불편 등 증상 있으면 검진 필요
소아 이갈이 증상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치과진료가 필요한 경우도 물론 있다. 아이가 이갈이 때문에 불편을 느끼면 진료가 필요하다. 이연희 교수는 "소아 이갈이는 대부분 단순 이갈이인 경우가 많아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사라진다"며 "그러나 아이가 자고 일어나서 치아나 턱관절 등의 통증을 증상을 호소한다면 진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턱에서 소리가 난다고 하거나 치아나 턱이 아프다, 얼얼하다, 시리다 등의 증상을 얘기하는 것은 아이의 치아와 턱이 견딜 수 없는 수준의 힘이 가해지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갈이를 하는 아이가 통증을 호소하는 건 아이의 관절이나 치아가 견딜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의미하기에 치과진료를 통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이가 별다른 문제를 얘기하지 않는다면 이갈이 자체는 고칠 필요가 없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 생각하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갈이로 아이가 통증 등의 어려움을 겪을 경우, 진료를 통해 교합안정장치(마우스 가드) 등 보조장치를 사용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아이의 턱 근육과 관절의 긴장을 이완시켜 통증을 줄여줄 수 있다. 단, 장치를 사용할 때는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아이의 치아, 턱관절 성장 상태 등에 맞춰 적절히 장치를 조절해야 부정교합 등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