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수술 진짜 하지마? 맘카페의 궁금증 풀어봤다

입력 2021.11.23 07:15

개인별로 형태·위생 따져야… "갓난아기 수술은 신중히"

바나나
포경수술은 관습이나 속설보다 필요에 의해 하는 게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자라면, ‘통과의례’처럼 치렀던 포경수술. 포경수술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갓난 아기한테까지 포경수술을 했지만, 최근에는 포경수술을 안 하는 추세다. 한 논문에 따르면 2000년만 해도 한국 남성 중 75.7%가 포경수술을 받았는데 2011년엔 25.2%일 정도로 감소했다.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감소 추세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위생’ ‘감염’ 등의 이유로 포경수술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저런 ‘말’ 때문에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선 아들이 태어나면 포경수술을 시켜야 하는지 질문하는 글이 주기적으로 올라온다. 포경수술, 정말 해야 할까? 한다면 언제 하는 게 좋을까? 포경수술의 궁금증을 풀어본다.

◇포경수술 필요한 음경이 따로 있나?
그렇다. 포경수술은 음경의 귀두를 덮는 피부(포피)를 잘라내는 수술이다. 포경수술을 해야 좋은 음경이 있다. 귀두가 크거나 포피 입구가 좁으면 그사이에 이물질이 자주 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잦은 염증은 요도 입구에 탁한 분비물이 고이는 귀두포피염으로 이어진다. 또 포피가 너무 길면 포피와 요도에 세균이 번식해 요로감염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김포라임비뇨의학과 임재균 원장은 “최근엔 20대부터 80대까지 여러 연령대에서 포경수술을 하러 온다”며 “중요한 건 자신에게 포경수술이 필요한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포경수술은 감염증도 예방한다. 생식기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흔한 성 감염 바이러스로 성관계를 통해 전염된다. 대부분 증상 없이 치료되지만, 일부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예방하는 게 좋다. 귀두와 포피 사이 습기 찬 곳은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임재균 원장은 “최근 HPV 바이러스 감염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포경수술을 했다면 샤워 같은 일상생활에서도 바이러스가 쉽게 떨어져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어나자마자 포경수술 하는 건 안 좋다는데?
태어나자마자 포경수술을 하는 건 좋지 않다. 많은 사람이 갓난아이여도 통증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요즘은 의료기술이 발달해 통증도 적고 회복 역시 빠르다. 문제는 음경의 성장이다. 태어났을 때 포피를 비롯한 음경의 모양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포경수술을 하면 나중에 음경이 휘거나 성감이 감소할 수 있다. 임재균 원장은 “태어난 직후 수술로 포피를 너무 많이 자른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이러면 성감이 줄어들거나 만성적인 당김 및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포경수술이 필요한 음경이라면 초등학교 고학년 때 하는 게 좋다.

◇포경수술, 성감 감소시킨다?
포경수술로 성감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포경수술이 성감을 감소시킨다는 속설이 생긴 이유는 포피에 있는 신경세포가 잘려 나가서다. 그러나 신경세포는 포피뿐만 아니라 음경 전체에 퍼져 있다. 게다가 성감 자체가 워낙 주관적이고 상황에 따라 달라져 포경수술이 성감을 줄인다는 건 밝혀내기 어렵다. 임재균 원장은 “포피에도 신경세포가 있긴 하지만 개인의 성감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양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포경수술이 사정을 지연한다는 건 가능한 이야기다. 귀두가 오랫동안 노출되면 감각이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루증을 완화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게다가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성이 한 남성보다 평균 성교 시간이 4분 더 길었다는 반대의 연구 결과도 있어 의학적으로 단정이 어렵다. 포경수술 여부는 음경의 길이와는 상관없다. 20세 전후 남성의 포경수술 유무에 따른 음경의 길이를 연구했으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던 대한비뇨기과학회지의 연구 결과도 있다.

◇포경수술, 언제부터 했나?
포경수술은 기원전 6000년에도 존재했다. 포피를 자른 이집트의 미라가 발견돼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성경에서는 아브라함과 그의 가족들이 포경수술을 한 것으로 묘사된다. 포경수술의 목적은 여러 가지인데 대다수 종교적이다. 유대교에서 포경수술은 생후 8일 만에 행해지는 종교의식으로서 유대인의 조건이기도 했다. 이슬람교에선 마호메트가 포피 없이 태어났다고 알려진 뒤 포경수술이 전통으로 굳어졌다.

한국에서 포경수술은 90년대까지만 해도 관행이었다. 한국전쟁 전후 미군에 의해 도입됐다는 게 중론이다. 목적은 위생이었는데 교육 기관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할 정도였다. 그러나 점차 수술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면서 포경수술을 실시한 남성의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포경수술은 관행이나 속설보다 필요에 의해 하는 게 좋다. 포경수술을 하지 않아도 음경을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면 안 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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