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연골무형성증 아이들의 사지연장술 시기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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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연세정형외과 이동훈 박사​/사진=이동훈 연세정형외과 제공

연골무형성증은 유전 질환 중에 하나인데, FGFR3라는 염색체의 돌연변이 때문에 생기며 우성 유전을 한다. 때문에 부모님 중에 연골무형성증이 없더라도 무형성증 자녀가 나올 수가 있다.

연골무형성증인 아이들은 성장판에서 뼈를 만드는 골화 과정 중에 'Endochondral Ossification'이라고 하는 연골내 골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데 이 때문에 성장판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므로 뼈의 길이가 길어지는데 문제가 생기게 된다. 특히 연골내 골화가 많이 일어나는 뼈가 팔과 다리이기 때문에 몸통은 비교적 정상 발달을 하지만 팔, 다리가 짧은 특징을 보인다. 연골무형성증 남자의 평균 성인 키는 130cm, 여자 평균 키는 125cm이기 때문에 저신장 증상을 보이며 따라서 사지연장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사지연장술을 할 때 계획을 세워서 진행하게 되는데 크게는 팔 연장과 다리 연장의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수술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학교 생활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지연장술 치료를 시작하면 약 1년 정도는 편안한 등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언제 아이가 학교를 쉴지에 맞춰 계획을 세워야 한다. 통상적으로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1년 전에 종아리 연장을 하고 그 이후에 허벅지를 연장할 수도 있고 팔연장을 할 수도 있다.

팔연장의 경우엔 양쪽 상완에 외고정장치를 달아 연장하게 되는데 걷기 힘든 허벅지 연장에 비해 양치질, 공부 등 가벼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 연골무형성증 부모님들의 경우 얼마나 커질 수 있을지 많이 궁금해 하는데 팔이든 종아리든 허벅지든 부위에 상관없이 한 부위에서 8-10cm를 연장할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종아리를 8-10cm 연장하고, 입학 후에 허벅지를 8-10cm 연장한다고 생각하면 최소한 15-20cm 커지고, 이후 상황을 보면서 한 번 더 연장을 하게 된다면 대략 30cm 정도가 커지는 셈이다. 이 정도의 키라면 작지만 정상 범위에 들어가는 키를 가지고 평균 키에 맞게 설치된 사회적인 공공 시설을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추가적으로 한 번 더 연장을 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계획을 세운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필자가 신촌 세브란스 소아정형외과 교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연골무형성증 환아들을 치료하면서 느끼는 간절함이 있는데, 아직까지 연골무형성증 아이들을 위한 치료법은 외고정을 걸어 연장시키는 일리자로프 방식이라는 점이다. 핀이 피부를 뚫고 통과하므로 이것이 아이들에게 힘든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간절히 바라건데 연골무형성증 환아에게도 조금 더 수월한 연장 방식인 내고정장치 기술이 개발되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연골무형성증 아이를 둔 부모님들과 만날 때마다 서로 간절히 바라고 있는 점이다.

(* 이 칼럼은 이동훈 연세정형외과 이동훈 박사 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