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담배, 담배 피우면 믹스커피 ‘간절한’ 이유

입력 2021.09.09 18:35
술, 담배, 커피
술, 담배, 믹스커피의 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중단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술을 마시면 담배가 피우고 싶고, 담배를 피우면 달달한 믹스커피가 당긴다. 알코올, 니코틴, 당 등 건강에 최악인 삼종세트를 자꾸 반복하게 되는 이유가 뭘까?

술을 마실 때 흡연 충동을 느끼는 건 두 물질이 뇌에 작용하는 기전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쾌락 중추를 자극해 쾌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담배 속 니코틴 역시 같은 과정을 유발한다. 술을 마셔 쾌락 중추가 자극받으면 담배를 피우면서 느꼈던 쾌락이 함께 자극받아 흡연 충동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면 또다시 쾌락 중추가 자극돼 더 많은 술을 마시게 한다. 이렇게 술, 담배 등으로 도파민이 자주 분비되면, 뇌는 쾌락을 강하게 얻었던 술과 담배 사이 관계를 기억해 뒀다가 술 마실 땐 담배, 담배 피울 땐 술이 더 많이 생각나게 한다.

술에 취하면 취기로 집중력이 떨어지고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는데, 담배의 니코틴에는 각성 작용이 있어 일시적으로 취기를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 이 또한 술에 취했을 때 담배를 찾게 되는 이유의 하나다.

담배를 피우고 나면 달달한 믹스커피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담배의 쓴맛 때문이다. 단맛은 담배의 쓴맛을 없애는 동시에, 니코틴의 뇌세포 흥분 작용을 강화한다. 단맛도 술, 담배 등과 같이 도파민이 분비 시켜, 술과 담배로 오른 기분을 더 극대화한다. 이는 당류 과잉 섭취 위험을 높인다. 실제로 숙명여대 연구팀이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흡연 여부와 당류 섭취 현황을 분석했더니 흡연자는 당분이 많이 들어간 식품의 섭취 빈도가 비흡연자보다 높았다. 흡연자의 '케이크·머핀 등 설탕이 많이 들어간 빵류'의 섭취 빈도 지수는 2.01점, '탄산음료'는 2.74점, '당류 함량이 높은 커피'는 3.89점으로 비흡연자의 섭취 빈도 지수(1.71점·2.19점· 3.35점)보다 모두 높았다. 심지어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단맛을 느끼는 역치가 높아 점점 더 단 음식을 찾게 될 위험이 높다.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특히 중독성이 강한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중단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처음부터 모두 끊기 힘들다면 담배를 피우고 난 후에는 단맛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쓴맛을 없애도록 해야 한다. 물이나 청량감을 주는 달지 않은 음료로 믹스커피를 대체할 수 있다. 신 과일, 비타민제 등 새콤한 것을 먹는 것은 충동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눈을 감고 금연, 금주 후에 건강한 모습을 상상하거나 속으로 ‘5분만 참자’, ‘오늘만 넘기자’ 등을 되뇌는 것도 충동을 억제하는 방법의 하나다. 의지만으로 충동을 억제하기 어려우면 보건소를 찾아 금연, 금주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거나,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은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