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에 취하면 상대방의 표정과 기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실제 최근 알코올중독 연구 학회(Research Society on Alcoholism) 발표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 증상이 심할수록 분노, 혐오, 슬픔 등 다른 사람의 표정에 담긴 감정을 읽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 중남부 레스토랑·바에서 모집한 성인 114명을 대상으로 음주 습관(알코올 섭취량·횟수 등)과 호흡 중 알코올 농도(BrAC) 등을 조사했다. 참가자 평균 연령은 24세였으며, 남성 60%, 여성 40%로 구성됐다. 이들은 여러 감정을 나타낸 10가지 얼굴 이미지 중 ▲분노 ▲행복 ▲슬픔 ▲혐오 ▲무감정에 해당하는 이미지를 각각 선택했다.
연구결과, 술에 취한 참가자는 얼굴에 드러난 감정을 정확하게 식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알코올 중독 증상이 심할수록 더욱 표정을 읽지 못했으며, 특히 남성 알코올 중독 환자에서 이 같은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들은 ‘슬픔’에 해당하는 표정을 가장 인식하지 못했고, 호흡 중 알코올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분노, 혐오, 무감정 등과 같은 감정 또한 읽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행복한 감정은 비교적 정확하게 식별해냈다.
연구팀은 “과음은 얼굴 표정 인식을 방해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는 부적절한 행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알코올로 인한 정보 처리 결함은 공격성과 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며 “사회적 불안이 있는 사람의 경우 ‘위협적’이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알코올을 잘못 사용할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