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치료제·전자약에 무슨 부작용이 있겠어?

입력 2021.07.29 10:08

화학·바이오약품과는 다르지만 존재해… “안전관리기준 시급”

디지털치료제
​디지털치료제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한 신약 개발만큼 치열한 분야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약업계 주도권을 결정할 것이라는 '디지털치료제' 분야다. 디지털치료제는 기존 화학의약품, 바이오의약품만큼 효과가 좋으면서 부작용이 적어 치료제 시장을 바꿀 것이란 전망이 다수 제기된다. 정말 디지털치료제는 부작용 없는 무적의 약일까?

◇우울증부터 암까지… 급성장하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하고 관리, 치료하는 기술이다. 전류나 자기장으로 세포를 자극하는 전자약(Electroceuticals)도 디지털치료제에 속한다. 시장규모는 지난 2018년 1697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매년 약 15%씩 성장해 2024년에는 392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 분야도 정신질환이나 신경질환에 국한되던 초기와 달리 다양해지고 있다. 2015년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가 세계 첫 약물중독 치료용 소프트웨어인 'reSET'을 개발한 이후, 통증, 근감소증, 시야 장애, 당뇨, COPD·천식, 암 등 다양한 질환에서 디지털 치료제 개발이 진행 중이다. 2형 당뇨의 경우, 이미 웰닥, 볼룬티스, 오마다 헬스, 휴레이포지티브, 블루 메사 헬스, 카나리아 헬스, 비타 헬스, 로슈 당뇨 케어 등 8개 기업이 당뇨 디지털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기존 제약사들도 디지털치료제 개발 경쟁에 참전 중이다. 산도즈, 노바티스, 아이언우드 파마슈티컬스, 아스텔라스, 오츠카, GSK,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암젠, 머크 등 해외 유수의 제약기업들은 디지털치료제 개발회사들과 사업 파트너 또는 투자 파트너로서 디지털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모니터링은 물론이고 실질적인 재활과 치료까지 가능한 디지털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형병원의 R&D 팀과 IT 기술 벤처회사들이 소규모 연합을 꾸려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치료제도 '약', 부작용 피할 수 없어
디지털치료제는 독성과 부작용이 없고, 비용이 저렴하며, 복약 행동과 환자상태의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디지털치료제도 약이기 때문에 언제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치료제는 항상 비의도적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정재훈 교수는 "생체에서 작동원리를 고려하면 전자약과 디지털치료제도 위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인체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고, 이는 부정적인 영향 역시 언제든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디지털치료제는 부작용이 없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게 현장의 분석이다. 정재훈 교수는 "국내에 디지털치료제 형태로 출시된 제품들은 모니터링 시스템 자체가 없다 보니 부작용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정 교수는 "디지털치료제와 의료기기는 분명히 다름에도, 디지털치료제로 분류되어 하는 것들이 현재 의료기기로 분류돼 판매되고 있어 디지털치료제의 부작용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재훈 교수는 "화학의약품은 저용량 일반의약품 하나를 살 때도 의약전문가를 통해 사게 하는 이유가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함인데 디지털치료제는 통제 밖에 있어 부작용에 대한 관리가 되지 않다 보니, 문제가 생겼을 경우 책임소재도 불분명해 우려된다"고 말했다.

◇부작용 최소화, 안전성 검증 체계 정비 시작해야
전문가들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디지털치료제를 사용하기 위해선 지금부터 안전성 관리 기준을 촘촘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체에 영향을 주는 '약'은 엄격하게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받는 게 당연하다는 얘기다.

정재훈 교수는 "디지털치료제도 '치료제'라는 관점에서 접근, 안전성 검증 절차를 마련하고 출시 후에는 부작용이 충분히 관리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탈모도 종류와 심각도, 범위, 성별과 연령, 체중, 질병 여부 등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는데, 최근 출시된 탈모치료 목적의 전자약과 디지털치료제 사이에 경계가 모호한 제품만 보더라도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동일한 사용법을 적용하도록 판매되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되는 게 현실이다"고 밝혔다.

안전성 관리 기준 강화가 산업 발전의 첫 걸음이라고도 전했다. 정 교수는 "일각에서는 안전성 관리기준을 엄격하게 할수록 산업발전 속도가 늦어진다고 하나,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분야의 산업은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치료제는 제약산업의 판도를 바꿀 만큼 성장할 가능성이 크고, 시장은 성장단계라 선제 안전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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