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자 다리, 퇴행성관절염… 로봇수술로 개선 가능

입력 2021.07.12 10:18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안치훈 과장이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에게 로봇 인공관절수술에 들어가기 전 사전수술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안치훈 과장이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에게 로봇 인공관절수술에 들어가기 전 사전수술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인천힘찬종합병원 제공

이점순(68∙여)씨는 수년간 퇴행성 관절염을 앓았다. 쪼그려 앉아 일을 많이 했던 탓인지 다리가 심하게 휘어져 O자로 변했고, 퇴행성 관절염은 점점 심해졌다. 보행기가 없으면 걷기조차 힘들고 통증으로 밤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병원을 찾은 이씨는 인공관절수술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의사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정확도를 더욱 높인 로봇수술이 있다는 말에 용기를 내고 수술받게 됐다.

좌식생활을 많이 하는 한국인들은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주로 무릎 안쪽에 집중된다. 이로 인해 내측 연골이 더 닳게 되고 무게 중심이 안쪽으로 쏠리면서 다리는 바깥으로 휘어 전체적으로 O자로 변형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O자 다리가 체중 부하를 안쪽으로 집중시키고, 내측 연골의 마모를 가속화시키면서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에 속도를 더한다는 것이다. 말기 퇴행성 관절염은 극심한 통증뿐 아니라 앉고, 일어서고, 걷는 등 단순한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지고, 심하게 휘어진 다리로 심리적 스트레스마저 커져 노년기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이러한 심한 O자형 다리와 말기 퇴행성 관절염은 인공관절수술로 해결 가능하다.

인공관절수술은 닳고 손상된 연골과 뼈를 깎아내고, 인체에 적합한 인공관절 구조물을 삽입하는 수술법으로, 인공관절 치환술이라고도 한다. 말기 관절염 환자의 무릎 통증을 개선하고, 관절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최선책으로 뼈를 최소한으로 정밀하게 깎고 정확한 각도로 삽입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때 고관절, 무릎 관절, 발목 관절의 중심이 일직선상에 놓이도록 해 O자형으로 변형된 다리의 축을 최대한 바르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무릎 하중이 한쪽으로 치우쳐 인공관절의 마모가 빨리 진행돼 수명을 단축시키고 관절의 정상적인 기능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최근에는 인공관절수술에 로봇이 활용되면서 다리의 축을 더욱 정확하게 맞출 수 있게 됐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지난해 12월 로봇 수술과 일반 수술 환자 각각 500명씩 총 1000명(평균 나이 70세)을 조사한 결과,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의 다리가 더 바르게 교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 수술은 수술 전 9.3도에서 수술 후 1.9도로, 일반 수술은 수술 전 9.1도에서 수술 후 2.7도로 측정돼 각각 7.4도와 6.5도 교정됐다.

로봇인공관절수술후교정된다리모습-사진설명=로봇 인공관절수술로 다리 축이 바르게 교정된 X-ray사진
로봇인공관절수술후교정된다리모습-사진설명=로봇 인공관절수술로 다리 축이 바르게 교정된 X-ray사진​/사진=인천힘찬종합병원 제공

다리 각도는 엑스레이 사진에서 허벅지뼈의 맨 위 부분인 대퇴골두에서 시작해 허벅지뼈를 지나 무릎 가운데를 일직선으로 선을 긋고, 종아리뼈 무릎 중앙에서 발목 중앙까지 선을 그어 이 두 선의 각도를 재는 것이다. 이때 각도는 0에 가까운 일직선이 되어야 가장 이상적이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안치훈 과장은 "조사 결과 로봇시스템으로 일반 수술에 비해 1도 가까이 더 바르게 교정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로봇수술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계산된 수치를 보며 다리 축을 맞추기 때문에 오차를 더욱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일반 수술은 허벅지뼈에 길게 구멍을 내고 절삭가이드를 삽입해 의사가 눈으로 보면서 직접 다리의 축을 맞추기 때문에 다소 오차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로봇수술은 환자의 허벅지뼈와 정강이뼈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다리 축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로봇의 수신기 센서로 전달하여 모니터로 보여준다. 따라서 의사는 감이 아니라 모니터에 나타난 수치화된 측정값을 확인하며 다리 축을 맞출 수 있게 된다.

안치훈 과장은 "집도의가 환자의 다리를 직접 구부렸다 펴보면서 변화되는 수치를 보며 다리 축을 맞추게 되는데 이때 다리 축은 물론 인대 균형과 관절간의 간격도 일정하게 맞출 수 있어 수술 후 관절기능을 더욱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봇수술의 다리 교정 효과는 해외논문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국제 슬관절 저널(The Journal of Knee Surgery, 2018)에 실린 논문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이용한 중증 기형 교정(Coronal Correction for Severe Deformity Using Robotic-Assisted Total Knee Arthroplasty)'에는 무릎이 안쪽 또는 바깥쪽으로 휘어진 환자 307명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후 모두 무릎의 축이 정상 범위로 교정됐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