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건강 상식]

멀쩡하다가도 어둠이 깔리기만 하면 감성이 말랑해지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에 있었던 작은 사건들이 더 아련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아무 이유 없이 울적해지기도 하며, 때론 지나간 인연이 사무치게 그립기도 한다. 도대체 새벽엔 어떤 변화가 생기는 걸까?
전문가들은 외부적 환경과 몸의 변화가 합쳐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준 교수는 “호르몬 변화로 이미 기분이 약간 울적한 상태에다 낮엔 바빠 여유가 없었는데, 밤이 되면서 이전에 일어난 일을 다시 생각하게 될 수 있다”며 “밤이 주는 고요함과 당장 연락이 잘 되는 사람이 없어 오는 외로움도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몸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우리 몸에는 일주기를 따르는 호르몬이 있는데, 대표적인 호르몬으로 코르티솔이 있다. 일명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르티솔은 자기 직전 가장 적게 분비되고 아침에 가장 많이 분비된다. 새벽에는 줄어들었던 코르티솔 분비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스트레스에 취약해진다.
또한 수면을 돕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밤이 되면 분비량이 늘어난다. 멜라토닌은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으로부터 합성돼, 멜라토닌 합성이 늘어나면 반대로 우리 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세로토닌 양은 줄어든다. 다시 말해, 기분을 완화하는 기능을 할 세로토닌 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우울해지는 것이다. 충동적이어 지기도 한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교수는 “세로토닌은 모노아민옥시다제(MAO)라는 효소에 의해 5-하이드록시인돌아세트산(5-HIAA)라는 물질을 합성하기도 하는데 이 물질은 충동성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며 “멜라토닌을 합성하기 위해 분비된 세로토닌 분자 중 5-HIAA를 합성하는 수용체로 빠지게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벽 감성을 느꼈다는 건 다시 말해 새벽까지 안 잤다는 의미다. 이 경우 수면 패턴이 깨진 게 더 충동적이고 울적한 새벽 감성을 유발할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신철민 교수는 “일주기 호르몬 분비 리듬이 깨지면 세로토닌 합성과 조절이 잘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호르몬 분비가 잘 안 돼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상태에서 고요하고 외로운 외부 환경을 맞이하면 더욱 감성적이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을 위해서는 낮에 잠시라도 햇볕을 쬐며 산책하고, 밤에는 지나치게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지 않는 게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