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밀 로봇팔'이 근육·인대 지켜… 통증·출혈 줄고 복귀는 빠르게

퇴행성관절염 인공관절 수술

인공관절, 미세한 오차가 통증 좌우
힘찬병원 수술 환자 1000명 조사
로봇 사용 그룹, 관절 가동범위 넓어
완벽한 정렬로 인공관절 수명 연장
왕배건 원장 "20년 거뜬히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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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힘찬병원 왕배건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수술 전 환자의 3D CT를 통해 분석한 뼈의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의 크기, 삽입 각도 등 사전 수술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는 노인이 많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연골이 얇아지고 점차 닳으면서 허벅지뼈와 정강이뼈가 부딪혀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노인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무릎 인공관절 수술 시행 건수(10만9800건) 중 95% 이상이 60세 이상 환자에게 시행됐다. 그러나 노인들은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엔 로봇수술이 등장하면서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 통증 현저히 줄였다

고령의 환자들이 수술을 망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노인들은 대부분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데,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동반질환이 있으면 수술 후 잘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중 약 45%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보고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9). 만성질환이 없었더라도, 관절염으로 인해 만성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운동량과 신체활동이 줄어들면 전반적인 건강 상태도 나빠지기 때문이다. 혈액순환장애가 생기면서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관절염으로 인해 장기 복용하는 진통제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통증에 대한 두려움도 수술을 망설이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환자들은 주로 주변에 인공관절 수술을 경험한 지인들에게 수술에 대한 정보를 듣곤 한다. 실제로 로봇을 사용하지 않았던 기존 절개 수술은 어느 정도 통증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직접 절개하다 보니 미세한 오차가 발생하거나, 주변 조직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어 상황에 따라 통증 정도가 크게 달라지곤 했다. 실제 부평힘찬병원을 방문한 70대 환자 A씨는 과거 한쪽 다리를 일반수술로, 6년 후에 나머지 한쪽을 로봇수술로 진행했다. A씨는 "로봇수술로 한 다리가 통증이 훨씬 적었다"고 말했다.

◇필요 부위만 정확하게 절개… 2주면 걸어서 퇴원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어떻게 진행될까.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왕배건 원장은 "우선 수술 전 3D CT 영상을 촬영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 계획을 세우고 시뮬레이션해본다"며 "실제 수술에서는 '햅틱 기술'을 통해 미리 계산된 절삭 부위만을 절개하므로 최소한의 뼈만 정확하게 깎으면서 주변 인대와 근육 손상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 조직을 거의 손상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의 통증과 회복 기간은 덩달아 줄어든다. 왕배건 원장은 "입원 기간은 하루 정도 단축되는 것으로 보고된다"며 "특히 재활 기간은 훨씬 짧아서 2주 후에는 걸어서 퇴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에서 로봇수술 환자와 일반수술 환자 1000명 대상으로 수술 10일째 관절 가동범위를 조사했다. 관절 가동범위란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의 평균 각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 각도가 클수록 성공적으로 회복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 일반수술 후 평균 관절 가동범위는 114.4도, 로봇수술은 120.4도로 로봇수술이 6도가량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수술 후 2주가 지나면 관절 가동범위가 130도 정도로 회복하는데, 로봇수술 후에는 빠른 재활로 관절의 각도가 조기에 회복됐음을 알 수 있다.

◇"인공관절 수명은 10년?… 20년도 씁니다"

로봇수술은 출혈량이 적어 수혈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반수술에서는 다리 축 정렬을 맞추는 기구를 삽입하기 위해 허벅지뼈에 상당한 크기의 구멍을 내고 장비를 고정하는데, 이로 인해 출혈량이 상당하다. 로봇수술은 환자 무릎에 센서를 부착해 다리 축을 계산해 뼈에 구멍을 뚫을 필요가 없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80세 이상 고령 환자를 조사한 결과, 입원 기간 배출된 혈액량이 로봇수술은 평균 185.1㎖, 일반수술은 평균 279.6㎖로 출혈량이 약 34% 차이를 보였다. 출혈이 줄어들면 수혈에 따른 합병증과 감염 위험이 낮아진다.

수술 부담은 줄었지만, 여전히 수술을 망설이는 환자들이 많다. 특히 인공관절은 10년밖에 못 쓴다는 인식으로 수술을 최대한 미루곤 한다. 왕배건 원장은 "힘찬병원에서 로봇수술을 하기 전에도 환자분들의 인공관절 수명은 15~20년 정도였다"며 "로봇수술을 통해 정렬이 더욱 완벽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더 오래 쓸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왕 원장은 "주변 지인들로부터 너무 아프다거나, 다리가 굽어지지 않는다는 등 안 좋은 이야기를 듣고 망설이시는 분들이 많다"며 "인공관절 수술은 실상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삶의 질을 단박에 끌어 올릴 수 있는 결과가 보장된 수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