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신경까지 재건… 되찾은 얼굴로 '사회' 복귀 가능"

입력 2021.06.07 08: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안면재건 명의'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후두암, 설암 등 두경부암이나 신경섬유종과 같은 선천적 질환 치료를 위해 얼굴 일부를 불가피하게 절제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두개골이나 얼굴 일부가 크게 손상돼 막막한 이들도 있다. 당장 살고 죽는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달라진 얼굴로 살아갈 자신이 없어 절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을 위해 성형외과가 존재한다. 얼굴을 되찾고 싶은 이들을 위해 최종우 교수를 만나 안면재건과 최신안면재건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안면재건은 어떤 수술인가?
안면재건은 수술범위가 넓은 분야다. 좁은 범위의 안면재건은 선·후천적 질환이나 교통사고 등 외상으로 인해 눈, 코, 입술, 뺨 등 결손이 생긴 부위를 재건하는 것이다. 이때 재건이란 단순히 모양만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얼굴의 각 부위에 있는 근육과 인대, 신경까지도 재건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얼굴' 부위 외에도 혀, 인두, 후두 등까지도 안면재건수술의 대상이다. 그래서 안면두경부 재건이라고도 한다.

대학병원의 경우, 암 환자의 비중이 높긴 하나, 어떤 이유로든 안면두경부에 결손이 생겨 재건이 필요한 사람에게 하는 수술이다.

-손상이 심한 부위도 재건이 가능한가?
안면재건은 기능과 미용상의 부분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에 어려운 수술이지만, 우리 몸의 다른 부위를 이용해 재건이 가능하다.

얼굴에 암이 생기면, 우선 암이 생긴 부위를 절제한다. 그다음 비교적 넓은 범위를 안전하게 떼어낼 수 허벅지 등의 부위에서 피부와 혈관, 근육 등의 조직을 가져와 얼굴에 이식한다. 눈, 코, 뺨 등은 물론이고 완전히 절제한 입술과 혀도 재건할 수 있다.

외상으로 뼈가 절단되거나 부스러졌더라도 다른 신체부위에서 뼈와 조직을 채취해 재건할 수 있다. 두개골의 경우, 티타늄 등의 소재로 뼈를 만들고, 그 위에 피부를 이식해 재건하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재건을 위해 어떤 방법이 사용되고 있나?
아무래도 얼굴은 최대한 미용상으로도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도록 3D프린팅으로 오차를 줄이면서 피부 질감, 색상 등을 고려한 수술을 하고 있다. 암이나 외상으로 상·하악, 상·하안면부, 코 등을 대부분 제거한 경우엔 뼈를 우선 이식하게 되는데, 이때 3D프린팅을 이용해 시뮬레이션한 다음 수술을 진행한다. 3D프린팅 시뮬레이션은 수술 정확도를 높이면서 수술시간은 단축할 수 있다. 안면재건 수술에서 3D프린팅은 활용도가 높다. 뼈를 이식한 다음에는 피부, 혈관, 신경 등을 순서대로 이식한다.

피부의 경우, 손상이 생긴 부위와 먼 위치의 조직을 이식하게 되면 본래 부위와 질감이나 색상 차이가 클 수 있어 가능하면 주변 조직을 이용해 재건한다. 코나 뺨 등의 재건을 할 때는 이마나 두피의 조직을 확장한 다음 이식하는 조직확장수술 등의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이식한 피부가 두꺼우면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고 어색할 수 있어 최대한 얇은 피부와 가는 혈관을 이용해 재건수술을 한다. 다른 신체 부위에서 동맥, 정맥, 미세혈관, 신경을 각각 떼어내 얼굴에 이식해 자연스러운 표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수술도 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기능이 중요한 혀의 경우, 여러 가지 기술이 동원된다. 팔, 허벅지 등 다양한 부위에서 조직을 가져와 디자인 한 다음 원래 혀의 자리에 이식하고, 그다음 본래 혀처럼 사용될 수 있게 매우 미세한 혈관들을 이식해준다. 설암으로 인해 혀를 완전히 절제하는 사례는 생각보다 매우 많고, 혀는 26개의 근육과 매우 미세한 혈관이 밀집해있는 기관임에도 혀 재건수술의 성공률은 98% 이상이다.

-다른 신체부위에서 뼈, 혈관 등을 떼어내도 괜찮은가?
떼어내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 부위에서 채취하는 것이라 괜찮다. 안면두경부 재건은 미용과 함께 기능까지 고려해 수술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부위에서 조직을 떼어내 재건수술을 한다.

안면재건에는 다양한 신체조직과 기술이 동원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항암치료를 하면서 안면재건 수술을 받을 수도 있나?
암 치료가 어느 정도 잘 마무리 되어야 안면재건 수술이 가능하다. 외상환자는 되도록 한 번에 안면재건을 마무리하려 하지만, 암 환자는 다르다. 수술로 암을 제거하는 게 우선이다. 암이 제거되면 결손 부위에 뼈와 피부 등을 적절히 이식한 다음, 방사선 치료를 한다. 방사선 치료를 받고 최소 3~6개월이 지나야 단계적으로 미용목적의 복원수술이 가능하다.

암 환자는 질환 특성상 방사선, 항암치료 과정에서 안면재건 수술을 하기 어렵다. 중간에 암이 악화하거나 전이되면 다시 그 부위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암을 잘 치료하고, 치료가 잘 되었다고 판단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안면재건 수술이 가능하다.

-암이 재발해도 다시 재건수술을 할 수 있나?
물론이다. 갈수록 암 재발환자가 늘어나 추가 재건수술도 늘어나고 있는데, 난이도는 상승하지만 재건은 가능하다. 또 다른 부위에서 조직을 떼어내 이식할 수 있다. 두경부암 재발로 5~6번의 안면재건수술을 받은 환자도 있다.

-암 환자는 언제부터 미용목적의 수술이 가능한가?
환자의 상태 등이 다르기에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원인이 외상이냐 질환이냐에 따라서도 미용 수술을 시작할 수 있는 시기에 차이가 생긴다. 안면재건과 미용 수술의 경계가 희미하기에 특정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다만, 안면재건은 수술부위가 얼굴이기에 재건과 동시에 미용목적을 고려한 수술이 진행된다. 얼굴은 팔다리와 달리 2~3mm만 차이가 나도 육안으로 차이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미용상으로도 매우 정밀한 수술을 한다. 3D프린팅 시뮬레이션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면재건 후 기능은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는지?
환자의 결손 상태, 암의 진행상태 등에 따라 기능 회복 정도는 차이가 크다. 최근엔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대부분의 결손은 재건할 수 있고, 기능도 회복할 수 있다. 물론 여전히 불가능한 영역도 있으나, 이를 극복하고자 안면이식 등의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사회로 복귀하는데 무리할 수 없는 수준까지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안면재건의 한계가 있는 부위도 있을까?
눈과 입술은 아직 완벽히 재건하기 어렵다. 근육의 움직임이 굉장히 섬세하고 역동적인 부위라 재건수술이 어렵고 한계도 있다.

-안면 재건이 불가능할 수도 있나?
안면재건을 해도 미용상·기능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할 수 없다. 얼굴 전체에 화상을 입었거나 얼굴 절반 이상에 신경섬유종이 있는 경우, 얼굴 부위 광범위한 총상을 입은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엔 안면이식밖엔 선택지가 없다. 안면이식은 현재 기술로 복원의 한계가 있을 때 시행하는 최후의 방법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40건 이상 진행됐으며, 국내에는 아직 사례가 없다.

최종우 교수가 안면재건 수술 후 기능회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안면재건 수술 후에도 재활운동이 필요한가?
그렇다. 안면재건을 할 때 피부와 근육 등 기타 조직을 함께 이식하기에 재활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야 자연스럽게 표정 짓기 등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특히 혀를 재건한 경우, 음식을 씹고, 삼키며, 말하는 기능을 회복해야 하기에 재활운동이 필수다. 아무리 정교하게 재건해도 다른 조직을 가져와 만든 것이라, 처음에는 원래 혀처럼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혀의 재활운동으로는 매일 책을 읽고 대화하기, 노래하기, 조금씩 자주 음식 먹기 등의 재활운동이 있다. 1~2년 정도 재활운동에 집중하면 정상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생각보다 적응력이 뛰어나다.

-안면재건을 앞둔, 수술을 마친 환자들에게 할 말씀 부탁한다.
아직 수술에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나, 과거보다 의학기술이 매우 발전했으니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20년 전만 해도 안면재건이 어려운 일이라 얼굴에 암이 생기면, 암 일부만 절제하고 피부만 이식하는 게 다였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이 많이 발전해 어떤 결손이 생겨도 다 재건이 가능하다. 뼈, 피부, 근육, 혈관, 신경 등을 모두 재건하는 미세수술 성공률이 98.8%다. 과거엔 불가능했던 것들이 지금은 가능하다.

아무래도 치료가 필요한 부위가 얼굴이다 보니 비관적인 마음으로 재건을 포기하고, 사회생활 자체를 피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의사는 그들이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것을 목표로 치료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셨으면 한다.

최종우 교수

최종우교수 프로필사진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최종우 교수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울산대학교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했다. 독일 하노버 의과대학 두개악안면외과, 미국 스탠퍼드 의과대학 성형외과, 미국 존스 홉킨스 메릴랜드 의과대학 성형외과, 미국 MD Anderson 암센터 성형외과 등에서 연수를 마쳤다. 2008아시아오세아니아 두개저외과학회 학술위원과 대한두개안면성형외과학회 학술위원회 학술위원을 역임했다. 2005, 2007, 2008년 대한성형외과학회에서 우수발표 논문상을, 2008년에는 대한성형외과학회에서 젊은 성형외과 의사상을 수상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재건 성형분야에서 각종 선천성 두개안면 기형, 얼굴뼈 골절을 포함한 재건 안면 성형수술과 두경부 피부 및 구강 내 암 및 변형에 대한 재건수술을 담당하고 있다. 미용성형수술 분야에서는 얼굴 비대칭, 주걱턱, 무턱 등을 교정하기 위한 양악수술, 코 성형 등을 전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를 위한 양악수술 임상 연구 및 안면이식수술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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