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와 방사선 치료기의 결합… 실시간 움직이는 암 보면서 치료

입력 2021.03.02 18:00

최첨단 방사선치료 ‘엘렉타 유니티’

엘렉타 유니티
엘렉타 유니티는 1.5T MRI를 탑재해 환자의 현재 종양 상태를 고해상도로 확인할 수 있다./엘렉타 제공

방사선 암치료기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암이 있으면 수술과 함께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방사선 암치료기는 보다 정밀하게, 암만 타깃해서 없애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고해상도 MRI를 방사선 암치료기에 결합한 장비가 나왔다.

◇방사선, 어떻게 암 없애나

암에 방사선을 조사하면 암세포 안에 있는 염색체가 손상되며, 암세포가 증식을 하지 못하고 사멸하게 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익재 교수는 "암세포가 '자식'을 못낳게 되는 것"이라며 "암세포 만큼은 아니지만 방사선은 정상 세포에도 손상을 주기 때문에 정상 조직에는 방사선이 가급적 안들어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하는 '정확도'가 중요한 것.  수십 년 전부터 고해상도 영상 장비를 방사선 암치료기와 결합하기 위한 시도가 전세계적으로 이뤄졌다. 방사선을 암에 조사하기 직전이나 방사선 조사 중 실시간으로 암의 위치나 모양을 살피기 위한 목적이다. 이익재 교수는 "실시간으로 암의 위치 모양을 보면서 방사선 조사를 하면 치료 정확도가 높아진다"며 "특히 암은 연부 조직이기 때문에 MRI에서 더 잘 보인다"고 말했다.

MR 영상
저해상도 MR영상과 1.5T 고해상도 MR영상 비교/엘렉타 제공

◇1.5T MRI와 선형가속기 결합 ‘엘렉타 유니티’

스웨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엘렉타에서 개발한 '엘렉타 유니티'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입 허가를 받았다. 이 장비는 1.5T MRI(자기공명영상장치)와 선형가속기(Linac)가 결합된 최첨단 방사선치료 장비다. 국내 현존하는 방사선 암 치료기 중 최초로 고해상도 1.5T MRI를 탑재했다. 선명해진 고해상도 MRI 영상으로 환자 개개인의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학적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정밀하고 개인 맞춤화된 방사선 치료를 제공한다.

엘렉타코리아 신용원 대표이사는 "방사선은 자기장으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선형가속기와 MRI 마그넷(자석)을 결합하는 것은 의료계의 숙제였다”며 “MRI로 유명한 필립스와 엘렉타가 10년 간의 연구 끝에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CT(컴퓨터단층촬영)와 저해상도 0.35T MRI를 활용한 방사선 치료를 해왔다. 엘렉타 유니티는 1.5T MRI를 탑재해 환자의 현재 종양 상태를 고해상도로 확인할 수 있다.

엘렉타 글로벌임상연구 존 크리스토듈리아스 박사는 “0.35T MRI는 종양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보기 어렵지만, 1.5 T MRI는 종양 내부까지 볼 수가 있다”고 말했다. 정상 조직과 종양 사이의 경계를 더욱 명확하게 구분하며, 종양 형태, 크기 및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뿐만 아니라, 내부 장기의 움직임으로 인한 종양의 위치 변화까지 실시간 반영해 정밀한 치료가 가능하다. 의료진은 매 치료마다 환자의 현재 종양 상태를 확인하고, 정상 조직을 피해 종양에만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다. 이익재 교수는 "MRI로 암이 잘 보이기 때문에, 암에만 고선량의 방사선을 쪼일 수 있다"며 "그러면 방사선 치료 횟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 암 환자들의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올 여름, 강남세브란스 최초 도입

엘렉타 유니티는 현재 국내 1호기로 강남세브란스에 올 여름 도입될 예정이다. 이익재 교수는 "많이 움직이는 장기에 생긴 암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간, 췌장 등 소화기 쪽에 위치한 암은 CT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MRI로 볼 경우 명확하게 볼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암환자 치료 부담금은 현재 5% 로, 엘렉타 유니티를 활용해 치료를 해도 환자에게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로 드는 비용이 발생한다면, MRI 시뮬레이션 영상을 촬영하는 비용 정도다.

엘렉타 유니티는 현재 전세계 22개 암 병원에 설치돼있으며, 지금까지 2000명 이상 암 환자에게 30여 가지 각기 다른 증상을 치료하는데 사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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