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팬 들다 팔꿈치 아프면?… '테니스 엘보' 의심

입력 2021.01.21 09:55

[아프지 말자! 시니어 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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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연​ 대구자생한방병원 원장​/사진=대구자생한방병원 제공

지난 14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 미래 가정용 서비스 로봇 기술의 봇물이 터졌다. 5000여 종의 요리가 가능한 로봇과 설거지, 빨래를 돕는 인공지능 로봇 등이 선을 보였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안일과 관련된 기술이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제는 익숙해진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언택트’ 생활로 온 가족이 집에 머무는 시간은 많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지난 7월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와 가족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1%가 가족과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늘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가정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시니어 주부의 한숨도 덩달아 커졌다. 요리, 설거지, 청소, 빨래 등 집안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가사노동이 늘면서 자연스레 시니어 주부들의 팔꿈치 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온종일 프라이팬 들기, 행주 짜기, 걸레질하기 등 팔을 많이 사용하다 보면 한 번쯤 팔과 팔꿈치가 뻐근하거나 아팠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팔꿈치 통증을 유발하는 ‘테니스 엘보’의 전조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외측 상과염’이라 불리는 테니스 엘보는 팔 관절과 손목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서 팔꿈치 관절 주변 힘줄에 미세한 파열과 염증이 일어나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테니스 선수에게 자주 발생해 붙여진 테니스 엘보 질환은 역설적이게도 시니어 여성들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테니스 엘보 환자 가운데 40~50대(44만4525명)가 전체 환자의 67%를 차지했으며, 특히 이 중에서도 여성(23만3452명)의 비중이 높았다. 시니어 여성 주부들의 경우 집안일을 할 때 팔꿈치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테니스 엘보를 의심하고 치료에 나서는 것이 좋다.

문제는 이 질환을 가벼운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임시방편으로 붙이는 파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테니스 엘보의 경우 간단한 자가 진단을 통해 질환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팔꿈치 바깥 뼈 부위를 눌러보거나 팔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손을 뒤로 젖힐 때 팔꿈치 부위의 통증이 느껴진다면 테니스 엘보를 의심해야 한다. 테니스 엘보를 방치하게 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이어진다면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한방에서는 통증 완화에 좋은 침, 약침, 한약, 추나요법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테니스 엘보를 치료한다. 먼저 침 치료를 통해 팔꿈치 관절의 염증을 제거하고 인대를 강화시킨다. 아울러 한약재에서 유효한 성분을 추출하여 정제한 약침을 통증 부위에 직접 주입해 항염 작용에 효과를 높인다. 또한 한약으로 어혈을 제거하고 부종을 가라앉혀 인대와 연골 등 관절을 강하게 한다. 통증이 지속되면 통증감소에 좋은 한약재로 만든 한약찜으로 빠른 회복을 돕는다. 증상에 따라 추나요법을 통해 손상된 팔꿈치 관절을 바로 잡기도 한다.

무엇보다 질환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휴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팔의 사용은 가능한 줄이고 팔꿈치에 과도한 충격을 피해야 한다. 초기에는 냉찜질을 통해 붓기를 완화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어 손바닥 안쪽으로 당기기, 주먹 쥐고 밑으로 구부리기 같은 스트레칭을 통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면 좋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은 평일 기준 3시간 10분으로 남성의 4배라고 한다. 여전히 집안일 대부분은 손에 물 마를 날이 없는 여성들의 몫이다. 테니스를 해본 적도 없는 시니어 주부에게도 발생하는 테니스 엘보를 막기 위해 가족 모두가 요리와 설거지를 도와주는 것부터 시작하자.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의 팔꿈치는 휴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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