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 할 고민 ‘항문 가려움증’, 커피 때문이라고?

입력 2021.01.20 18:05

항문 부근을 손으로 긁고 있다
과도한 커피 섭취는 항문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루 4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양모(42)씨는 최근 들어 항문이 가렵기 시작했다. 가려움을 줄이려고 매일 두 번 이상 항문을 비누로 씻고, 꽉 끼는 옷 때문인가 싶어 헐렁한 바지를 입기도 했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병원을 찾았고 과도한 커피 섭취가 영향을 미쳤다며 ‘항문소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항문가려움증’이라고도 불리는 ‘항문소양증’은 항문 안쪽이나 그 주변이 불쾌하게 가렵고 타는 듯 화끈거리는 질환이다. 속옷에 분비물이 묻어나오기도 한다. 40~60대에서 흔하게 나타나고, 남성 환자가 여성의 4배 정도 많다. 가렵다고 계속 긁거나 자극을 주면 피부가 손상될 수 있고 염증이 생길 수 있어 위험하다.

항문소양증의 원인은 음식이나 특정 약물이 원인일 수도 있고, 피부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 양씨처럼 과도한 카페인을 섭취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카페인은 알레르기를 유발하거나 항문 주변 피부를 예민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외에도 홍차, 콜라, 초콜릿, 맥주, 포도주, 오렌지 주스 등을 과도하게 마시는 것도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 자체의 문제로는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건선, 항문 주위의 과도한 마찰, 항문 주위의 과도한 땀 등이 있다. 항문 청결을 유지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간지럽다고 과도하게 자주 비누로 씻거나 비데를 사용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항문을 보호하는 기름막이 벗겨져 손상되면서  세균이나 곰팡이가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항문소양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연고를 이용한 약물치료를 한다. 1개월 이상 약물치료를 해도 낫지 않으면 알코올 주사요법을 고려한다. 알코올 주사요법은 감각신경을 마비시켜 마취 효과를 얻게 하는 것이다. 피부박리술도 고려할 수 있다. 피부박리술은 항문에서 5cm 떨어진 좌우 양측 피부를 절개한 후 항문 주위 피부와 점막을 벗겨내는 치료법이다. 항문소양증이 아주 심한 경우에만 실시한다.

항문소양증을 예방하려면 배변 후 항문을 씻을 때, 문지르지 말고 깨끗한 물로 헹궈내 마른 수건으로 두드린다는 느낌으로 닦아주는 게 좋다. 향이나 탈취제가 들어 있는 물티슈는 항문을 오히려 자극할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면 속옷을 착용하여 항문 부위를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밖에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고, 변기에 5분 이상 머무르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가렵기 시작하면 직접 긁지 말고 항문 부위에 냉찜질하거나 미온수로 씻어주는 게 좋다.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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