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 실시간 체크하며 맞춤 투석… "만성신부전 환자의 건강한 삶 꿈꾼다"

입력 2020.10.28 09:39

[헬스 특진실] 일산차병원 인공신장센터

한 번 더 걸러주는 '혈액투석여과'
요독 더 많이 빠져 합병증 위험 감소...
자동화 투석 프로그램이 환자 분석
전희석·후희석 중 안전한 치료 진행앱으로 개인 식단 제공… 관리 도와

일산차병원 인공신장센터에서는 말기 콩팥병 환자가 안전하게 혈액투석을 받을 수 있도록 3개의 펌프를 이용한 ‘혼합희석법'을 시행한다. 사진은 일산차병원 신장내과 이미정 교수가 환자에게 투석 관리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콩팥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는 말기 콩팥병 환자는 반드시 투석 등 신대체요법을 해야만 한다. 그러나 콩팥은 90% 이상 망가져야 증상이 나타나 말기에 이르러서야 발견하는 환자가 많다. 환자 수도 증가 추세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는 최근 5년간 46%나 증가했다. 고령화와 함께 만성콩팥병의 주요 원인인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가 많아진 탓이다.

일산차병원은 만성콩팥병 환자를 위해 개인 맞춤형 진료, 투석, 합병증 관리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신장센터'를 운영한다. 일산차병원 신장내과 이미정 교수는 "말기신부전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며 "전문의와 자신에게 맞는 투석 방법에 대해 상의하고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신형 투석기기로 환자 부작용 최소화

투석은 콩팥이 걸러내지 못해 쌓인 요독과 과잉 수분을 제거하기 위해 시행한다. 일산차병원 인공신장센터는 '혈액투석여과'가 가능한 최신형 투석기기를 도입했다. 기존 방식의 투석도 작은 크기의 요독은 잘 걸러낼 수 있지만, 크기가 큰 요독 물질은 잘 거르지 못한다. 혈액투석여과는 보충액을 한 번 더 투여해 크기가 큰 요독 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틀채에 물을 넣으면 압력에 의해 큰 알갱이가 잘 빠져나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요독이 더 많이 제거되므로 가려움증, 골다공증, 빈혈 등 합병증 위험은 낮아진다. 실제 일반 투석보다 합병증 위험이 낮다는 것이 임상시험을 통해 밝혀졌다.

최신 기기는 환자의 혈액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희석 방법을 조정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투석 중에 갑자기 혈액이 빠져나가면 저혈압이 오기도 하는데, 혈압이 낮아질 땐 투석량을 줄이고 혈압이 안정 상태로 돌아오면 투석량을 늘리는 등 방식이다. 환자의 혈액 농도, 혈액량, 혈압 등을 기반으로 기계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희석법을 자동으로 결정한다. 기존의 투석 기기는 2개의 펌프를 이용해 전희석·후희석 중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하는 반면, 혼합희석법은 3개의 펌프를 이용해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투석법을 결정할 수 있다.

◇엄격한 수질 관리로 안전한 투석치료 진행

혈액투석을 한 번 시행할 때 환자의 몸에는 약 120L의 물이 투석기를 통해 들어갔다 다시 나온다. 이때 사용하는 투석용수가 오염되면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어 엄격한 수질 관리가 중요하다. 일산차병원 인공신장센터는 혈액투석에 필요한 기존의 '역삼투압 정수장치'에 '전극순수제조장치(EDI)'를 추가했다. EDI는 역삼투압 정수장치를 거친 후에도 남아있는 미량의 이온까지 제거한다. 이미정 교수는 "대부분 역삼투압 정수장치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꼭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지만, 환자의 안전을 극대화한다는 생각으로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투석환자 20% 겪는 합병증, 협진으로 신속 대처

혈액투석을 받기 위해서는 팔에 있는 동맥과 정맥을 이어 '동정맥루'라는 통통한 혈관을 만든다.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면 동맥의 압력에 의해 정맥의 크기가 커져 훨씬 많은 양의 혈액을 투석기로 보낼 수 있다. 투석혈관은 환자에게 생명줄이나 다름 없으므로 장기간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한데, 일반적인 혈관이 아닌 특성상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한국인 말기신부전 환자 전향적 코호트 연구(ESRD-CRC)'에서 880명의 투석환자를 평균 2.5년간 관찰한 결과, 전체의 20%가 수술이 필요한 동정맥류 협착 또는 혈전에 의한 폐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합병증이 생기면 당장 투석을 하지 못하므로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일산차병원 인공신장센터는 영상의학과와의 협진을 통해 동정맥류 혈관성형술을 시행하고, 혈관 협착과 혈전증을 조기 발견해 장시간 투석혈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전용 애플리케이선 이용한 맞춤형 식단 제공

만성콩팥병은 완치되지 않는 병인 만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식단 관리를 잘 지키면 진행 속도와 합병증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아직 투석을 시작하지 않은 환자라면 투석 치료를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적극적인 저염식 교육을 시행한 군은 혈청 크레아티닌 농도(콩팥 기능 악화 지표)가 1.1% 높아졌지만, 교육을 받지 않은 군은 8.2%나 증가했다.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대체로 저염식을 권장하지만 투석 치료 여부, 환자의 평소 식습관, 생활패턴 등에 따라 식이 목표는 다르다. 일산차병원은 의사, 전담간호사, 영양사가 함께 환자 개인별 맞춤 식단을 제공한다. 특히 이 교수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애플리케이션 '하이디'를 통해 환자 개개인의 식생활을 분석·평가한다. 이미정 교수는 "병이 있다고 자책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식단을 관리하며 스스로 건강을 지킨다는 뿌듯함을 느끼시길 권해드린다"고 말했다.

일산차병원 인공신장센터는 쾌적한 환경에서 투석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도 갖췄다. 투석치료 대기시간은 30분 이내로 짧다. 병상마다 개인용 TV가 설치돼 있어 긴 투석 시간 동안 무료함을 달랠 수 있고, 이를 통해 식이 및 투석 관리에 관한 시청각 교육도 이뤄진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