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니까 막걸리 한 잔? '사망'까지 이어지는 이유

입력 2020.07.30 16:14

살면서 가장 겪기 쉬운 정신질환 '알코올 사용장애'

막걸리
장마철 불쾌감이 높아지고 갈증이 난다고 술을 마셨다가 오히려 갈증이 심해질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다. 30일 오후 잠깐 비가 그쳤지만, 기상청에 따르면 31일부터 8월 첫 주까지 연이어 비가 내릴 예정이다. 비가 내릴 때는 '불쾌지수'가 올라가는데, 이를 술로 달래는 사람이 많다. 실제 국내 한 편의점 매출 분석 결과, 장마가 이어진 한 달(6월 24일~7월 23일)간 막걸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증가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비 오는 날'과 가장 연관성 높은 음식 1위로 '막걸리'가 꼽히기도 했다. 실제 '비 오는 날에는 막걸리가 절로 떠오른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보라 원장은 "장마철 음주는 흔한 풍경"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불쾌감과 우울함을 술로 풀려는 사람이 실제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체 건강' '정신 건강' 모두를 위해서 비 오는 날 음주는 삼가는 게 좋다.

술 마시면 오히려 갈증 심해져

술을 마시면 당장 갈증이 해소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결국 갈증이 더 심해진다. 우보라 원장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고 혈관이 확장되어 더 덥게 느껴지기 때문"이라며 "알코올 분해로 수분을 많이 소모한 상태에서 알코올의 이뇨 작용까지 더해지면 탈수 증세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마로 인한 불쾌감과 우울함은 술로 오히려 악화되기도 한다. 스트레스받거나 우울할 때 술을 마시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는 연구가 있다. 우 원장은 "술을 마시면 도파민과 엔도르핀 등 기분을 좋게 하고 활력을 북돋는 호르몬이 분비돼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 들 수 있다"며 "하지만 알코올이 공급되지 않으면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크게 증가해 더 우울해지고 결국 또다시 술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 내리는 분위기에 취해 가볍게 시작한 음주가 습관이 되면 알코올 사용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울적한 기분을 술로 달래기보다 운동 등 적당한 활동으로 해소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갈수록 많은 양 술 원한다면 질환 의심

자신이 술을 자주 찾는 경향이 있다면 알코올 사용장애는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술을 의도했던 것보다 많은 양을, 오랜 기간 마시고 ▲술 마시는 양을 줄이거나 조절하려는 욕구가 있고 노력했지만 실패하고 ▲술로 인해 대인관계 등에 문제가 생기고 악화되지만 술을 끊지 못하고 ▲갈수록 많은 양의 술을 마셔야 만족하는 등 내성이 생기면 알코올 사용장애일 확률이 남들보다 높다. ​알코올 사용장애는 알코올 중독을 지칭하는 공식 의학 용어다. 일생 중 가장 경험하기 쉬운 정신질환이 알코올 사용장애(평생 유병률 12.2%)라는 국내 보고도 있다. 알코올 사용장애가 심해지면 금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하면 사망으로까지 이어진다. 가벼운 금단 증상으로는 약간의 불안증, 땀 흘림, 손 떨림이 있고, 심하면 몸에 경련이 일기도 한다. 정신 이상도 발생해 무언가를 착각하는 일이 잦아지거나 환시가 보이기도 한다. 사망까지 이르는 이유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너무 높아지면서 호흡 근육에 마비가 와 숨을 못 쉬게 되거나, 호흡과 심박동을 관장하는 뇌 중추가 마비돼 취한 채 야외에서 잠들었다가 객사하거나, 인사불성인 상황에서 구토하다가 토가 기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코올 사용장애 전문인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남궁기 교수는 지난해 헬스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알코올 사용장애가 있다면 어렵겠지만 최대한 술을 안 마시려고 노력해야 된다"며 "‘나에게 쾌락을 주는 것은 여행, 음식, 서핑, 암벽등반 등 수만 가지 방법이 있고, 무엇이든 해도 되고 단지 술만 끊으면 되는 것인데 그게 그렇게 어려울까?’라고 되물어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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