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할 때 집중력 최고인데, 내가 성인 'ADHD'?

입력 2020.05.27 07:30
게임하면서 기뻐하는 남성
ADHD가 있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볼 때는 집중력이 향상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책을 보거나 업무할 때 5분도 집중하기 어렵고, 불쑥불쑥 멍해지거나 잡생각이 든다면 '성인 ADHD'를 의심해보게 된다. 하지만 좋아하는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볼 때 집중력이 향상돼 헷갈릴 수 있는데, ADHD 환자도 원하는 일을 할 때는 집중력이 크게 높아진다.

ADHD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일컫는 말로 주로 소아나 청소년에게 많이 생기는 정신질환이다. 하지만 대한소아청소년학회에 의하면 전체 성인 인구의 3~5%가 ADHD를 가지고 있고, 어린 시절에 겪은 ADHD가 성인이 될 때까지 이어질 확률이 50%에 달한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는 "​성인 ADHD는 소아 ADHD와 달리 산만하거나 시끄러운 행동을 하지는 않지만 주의력 결핍이나 충동성으로 인해 일상생활 전반에 불편함이 크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며 "영화나 게임같이 자신이 흥미를 가지고 쾌감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는 과몰입 수준의 집중력을 보이기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신경생물학적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고 의지가 부족하거나 성격 탓으로 여기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이 환자의 치료를 막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인 ADHD는 주의력 떨어지는 것 외에 우울, 불안, 충동조절장애, 알코올사용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음식을 과하게 먹거나 ▲음주량 조절이 안 되고 ▲계획한 일을 잘 이루지 못하고 ​▲​절차에 맞게 일처리를 못하고 ▲한 사람과 오래 깊은 관계를 갖지 못해 애인이 자주 바뀌며 ▲감정 조절에 서투르고 일 처리를 충동적으로 하는 증상이 지속되면 성인 ADHD를 의심하고 진단받아볼 필요가 있다.

성인 ADHD 치료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것은 '약물 치료'다. 주로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이 포함된 약을 사용한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전두엽에서 주의집중과 충동조절에 관여하는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의 분비를 활성화시킨다. 최근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메틸페니데이트 서방형 제형은 환자가 약을 먹으면 12시간 동안 약효가 지속된다. 그래서 보통 매일 아침 한차례 약을 먹는 경우가 많지만 업무 시간이 길거나 더 오래 활동해야 하는 경우, 전문의의 판단하에 투약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약물이 불안이나 예민함, 식욕 저하와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약물 치료 외에 인지행동치료를 택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일정을 잘 정리하고 관리하여 수행하는 법을 배운다. 또한 매일 해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하고 일의 순서를 매겨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분노와 충동과 같은 감정을 조절하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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