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근 힘든 이사를 끝낸 주부 지모씨(43)는 평소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던 무릎 통증이 화끈거리는 열감과 함께 심하게 부어 걷기조차 힘들어지자 병원을 찾았다. 혹시 관절염인가 싶었지만 진단결과는 듣기에도 생소한 무릎점액낭염. 이사 후 대청소를 하면서 무릎을 꿇고 무리하게 걸레질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가을 이사철, 아직도 무릎 꿇고 청소하시나요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다. 이삿짐 정리와 함께 대청소에 나서는 주부들에겐 몸과 맘이 더 힘들고 바쁜 시기다. 아직도 손걸레로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해야 맘이 놓인다는 주부들에겐 더욱 그렇다. 깨끗해진 집안에 맘은 편하겠지만, 온종일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시달리는 이들의 관절은 괴롭다. 특히, 주부들을 위협하는 무릎통증은 자칫 방치하면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안양국제나은병원 민경보 원장은 “관절을 감싸면서 관절끼리의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액이 들어있는 얇은 막주머니인 점액낭에 외상으로 충격이 가해지거나 장기간 압박으로 출혈이나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라며 “무릎을 꿇는 자세가 가장 큰 적이다.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 집안일을 하는 주부들에게도 흔하다”고 말했다.
◇무릎관절염 vs 점액낭염, 어떻게 구분하나
흔히 무릎 통증이 생기면 관절염부터 의심하지만, 무릎 통증은 위치나 양상에 따라 원인이 다르다. 특히, 젊은 여성들과 주부들이 무릎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관절염보다 점액낭염인 경우가 많다.
무릎 점액낭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비슷하게 무릎에 통증이 나타나 자칫 관절염으로 혼동할 수 있지만, 아픈 부위를 눌러보면 구분할 수 있다. 관절염 통증은 무릎 관절 깊숙한 곳에서 시큰한 통증이 느껴지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움직일 때 심해지는 반면, 점액낭염은 무릎이 벌겋게 붓고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또한 무릎 양쪽 염증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심해지면서 열이 나는 듯한 화끈거리는 증상이 특징이다.
◇재발 위험 높아 조기 치료 중요
무릎점액낭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쉽지만 방치할 경우 재발의 위험도 높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촉진시킬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아주 중요하다. 초기엔 수술 없이도 찜질과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의 비수술적인 방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가사노동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무릎이 붓고 아플 때 3~4일은 15~20분 정도 냉찜질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부기가 가라앉으면 수시로 온찜질을 해주면 효과적이다.
민경보 원장은 “점액낭염은 대부분 원인도 모른 채 치료를 미루고 저절로 낫기를 기대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치료와 예방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무릎을 꿇고 작업을 하거나 무릎을 이용해서 운동할 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작업이 끝나면 냉찜질을 하거나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며 “좌식 생활보다는 입식 생활이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