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꼭꼭 숨겨라, 찬바람에 삐거덕댈라

날씨가 쌀쌀해지면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쌀쌀한 날씨에는 흔히 감기 같은 호흡기 질환을 떠올리지만, 관절 건강에도 신경써야 한다. 우리 몸에서 외부 환경이나 기온에 민감한 기관 중 하나가 '관절'이기 때문이다.

◇인대 경직·혈관 수축해 통증 잘 생겨

기온과 관절 건강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먼저 기온이 낮아지면 관절 주위 인대·근육이 경직되고, 혈관이 수축한다.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이게 하는 관절 윤활액(관절을 싸고 있는 막 안에 차 있는 맑고 미끌미끌한 액체, 뼈 사이 마찰을 줄여준다)도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관절 유연성이 떨어져 작은 충격으로도 관절에 염증이나 통증이 잘 생긴다. 이미 관절염이 있었다면 증상이 심해진다. 쌀쌀해진 날씨로 운동량이 줄어드는 것도 관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운동량이 줄어들면 관절을 지지해주는 근육이 약해지고, 관절 운동 범위도 작어지기 쉽다.

◇생활습관으로 극복 가능… 온찜질·스트레칭 활용을

관절염 같은 특정 질환이 심해진 상태거나, 이미 충격을 받아 부상이 발생했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평소 관절이 건강했고, 단순히 찌뿌둥한 상태라면 생활습관으로 극복·부상 예방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건 보온이다. 기온이 낮아져 생기는 문제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긴 옷을 입어 체온을 유지하면 좋다. 척추가 약하다면 조끼를, 무릎이 약하다면 담요를 이용한다. 반신욕도 도움된다. 직후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굳은 관절이 이완된다. 특정 부위를 관리하고 싶다면 온찜질이 좋다. 뜨거운 물에 수건을 적신 뒤, 해당 부위를 감싸준다. 열기가 가실 때까지 2~3번 반복한다.

스트레칭도 중요하다. 관절 윤활액이 줄어드는 걸 막아준다. 중장년층이 쉽게 할 수 있는 대표 동작은 ▲고관절 굴곡근 스트레칭 ▲어깨 관절 스트레칭이다. 고관절 굴곡근 스트레칭은 무릎관절을 감싸는 허벅지 근육을 이완시키는 동작이다. 천장을 보고 바르게 누운 뒤, 한쪽 다리를 끌어올려 구부린 후 10초간 두 팔로 가슴에 닿게 유지한다. 반대쪽 다리는 바닥에 편 상태로 둔다.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한다. 목과 어깨에는 힘을 뺀다. 어깨 관절 스트레칭은 어깨·등 근육과 관절을 이완시키는 동작이다. 바르게 선 자세로 한 손을 옆구리에 올린다. 반대편 손은 옆구리에 올린 팔꿈치 부분을 잡고 앞쪽으로 10초간 당긴다.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한다. 운동도 도움된다. 실외 운동보다 수영, 요가, 고정식 자전거타기 등 실내 운동이 좋다.

TIP_ 날씨와 걷기법

쌀쌀한 날씨로 관절이 뻣뻣해지면 균형 감각이나 운동 기능도 떨어져 곧잘 넘어진다. 출·퇴근 등 쌀쌀할 때 외부에서 이동해야 한다면 ‘낙상 예방 걸음법’으로 걸어보자. 넘어질 위험이 줄어들고, 넘어졌을 때 몸에 가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먼저 보폭은 평소보다 10~20% 줄여 걷는다. 보폭이 줄어들면 천천히 걷게 되고, 중심 잡기도 쉽다. 상체는 살짝 숙여 무게 중심을 앞으로 둔다. 손은 주머니에서 꼭 뺀다. 이렇게 걸으면 넘어져도 무릎이나 손이 지면에 먼저 닿으면서 충격이 완화된다. 무게 중심을 뒤로 두면 뒤로 넘어지게 되고, 고관절·척추가 다쳐 부상이 심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