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이안류, 제주 해파리, 서해안은 비브리오균 조심하세요

입력 2018.07.27 09:05

휴가지별 응급질환과 대처법

휴가에는 다양한 건강 위협 요인이 잠복해 있다. 서해·남해·동해·내륙·제주 등 주요 휴가지별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건강상의 문제는 조금씩 다르다. 주요 휴가지의 대표 의료기관 응급의학과 교수·전문의들이 자주 접하는 응급질환 및 사고 유형과 대처법은 무엇일까.

부산·남해안 "물회 등 날 음식으로 인한 장염 주의"

해운대백병원 박하영 교수는 ▲장염 ▲부상 ▲익수사고(물에 빠지는 사고)를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맘때면 설사·구토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급증한다"며 "대부분 활어회·물회 등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고 탈이 난 경우"라고 말했다. 특히 물회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즉석에서 손질하는 활어회와 달리, 미리 손질해둔 회를 양념장에 담그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설사를 하면 12시간가량 금식하면서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증상이 심할 땐 병원을 찾는다. 지사제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된다.

물놀이 사망사고 원인 및 장소
사진=뉴시스

무언가를 밟아서 생기는 부상에도 주의해야 한다. 박 교수는 "백사장을 맨발로 다니다가 날카로운 조개껍데기나 유리조각을 밟고 발이 찢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슬리퍼도 발과 신발 사이 공간이 넓어 부상 위험이 크다. 샌들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는 드물지만 심근경색에도 주의하라고 강조했다. 고혈압·심장병 등을 앓는 사람이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과음·과식하게 되면 심근경색 위험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를 찾았다면 이안류(離岸流)에 주의해야 한다. 이안류란 해안에서 바다 방향으로 빠르게 흐르는 해류다. 전국 모든 해변에서 발생하지만, 특히 해운대에서 잦은 것으로 보고된다. 주요 해수욕장에선 이안류 경보를 발령하므로 이에 귀를 기울이고, 이안류에 휩쓸렸다면 무작정 해안으로 헤엄치는 대신 가만히 떠서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강릉·동해안 "서핑보드 충돌 주의해야"

강릉아산병원 강희동 교수 역시 ▲장염 ▲익수사고 ▲부상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날 음식을 잘못 먹어서 생긴 장염, 물에 빠져서 생긴 익수사고 환자가 가장 많다"며 "동해안은 다른 곳보다 물이 깊고 파도가 높기 때문에 익수사고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해안에선 맑은 날에도 2m 이상의 파도가 칠 때가 있다.

대부분의 익수사고는 수영 미숙과 안전수칙 불이행 때문에 발생한다<>. 강희동 교수는 "익수사고로 실려 오는 대부분이 젊은 남성"이라며 "자신의 수영 실력을 과신하거나 안전수칙·통제에 잘 따르지 않고 남에게 과시하려는 시도가 사고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에는 최근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강희동 교수는 "이와 관련한 부상도 최근 많아졌다"며 "대부분 서핑보드에 머리를 부딪쳐 발생한다"고 말했다.

목포·서해안 "수온 높고 갯벌 많아 비브리오 감염 주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익수사고·부상에 주의하되, 장염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비브리오 때문이다. 목포한국병원 김성준 응급의학과장은 "비브리오 감염이 특히 문제"라며 "보통의 장염과 달리, 패혈증 등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블니피쿠스균에 의해 발병한다. 이 균은 해수 온도가 30~37도일 때 가장 번식력이 강하다. 서해안의 경우 동해·남해안보다 수온이 높고, 갯벌에서 나는 어패류가 많아 감염 위험이 크다. 간염·간경화 환자나 당뇨병 환자, 결핵을 앓거나 노환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비브리오 감염이 패혈증 등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어패류는 완전히 익혀서 먹고, 다른 식품과 분리해서 냉장 보관해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있다면 바닷물이나 갯벌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상처를 통해 직접 감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성준 과장은 "맨발로 바다에 들어갔다가 돌·조개껍데기 등 날카로운 것을 밟고 난 상처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춘천·내륙 "벌 쏘임 주의… 병원 이송 시간 길어"

산이나 계곡·하천을 찾을 계획이라면 벌 쏘임에 주의해야 한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이태헌 교수는 "벌이나 뱀에 물려서 오는 환자가 많다"며 "벌 쏘임 사고는 여름·가을에 빈발하는데, 달콤한 음료나 과일에 벌이 꼬이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벌에 쏘였다면 전신 증상이 나타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온몸이 가렵거나 어지럽고 목에 무언가 걸린듯한 느낌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런 증상은 처음에는 가볍다가 수 시간 내에 악화돼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가볍게 봐선 안 된다.

계곡·하천에선 익수사고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별도의 안전요원이 없는 데다, 구급차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통계에서는 최근 5년간 익수로 인한 사망사고의 71%가 강·하천·계곡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헌 교수는 "병원에 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그만큼 익수사고가 사망으로 이어지는 비율도 높다"며 "비교적 얕은 수심의 물에 다이빙하는 과정에서 골절 등의 사고도 빈번히 발생한다"고 말했다.

제주 "해파리, 예년보다 극성 가능성"

제주대병원 송성욱 교수는 ▲장염 ▲해파리 ▲교통사고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해파리에 쏘여서 오는 환자가 적지 않다"며 "다른 곳보다 수온이 높아 해파리가 더 많이 번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해 제주도에선 지난해보다 해파리의 출현이 15일 정도 빨라졌다. 폭염으로 인해 연안의 수온이 예년보다 1~2도 상승한 탓이다.

해파리에 쏘였다면 즉시 물 밖으로 나와 소독한다. 이때 찬물·알코올로 소독하면 독이 더 번질 수 있다. 대신 바닷물·미온수로 소독하되, 소변을 뿌리는 민간요법은 피한다. 촉수 끝에 달린 침이 피부에 박혀 있을 경우 신용카드를 이용해 빼내면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송성욱 교수는 "해파리 종류에 따라 독이 다르고, 치료법도 다르기 때문에 해파리에 쏘였다면 전문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해파리의 크기·모양·색깔을 기억해오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교통사고도 빈번하다. 대부분 여행객이 차를 빌리는데, 익숙하지 않은 차로 생소한 곳을 운전하다가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송성욱 교수는 "자체 통계를 보면 거주자와 비교해 관광객의 교통사고 비율이 두 배 정도로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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