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유발' 라돈, 저층 바닥 갈라진 틈에서 가장 많이 나와

입력 2018.06.01 06:02

밀폐된 실내, 라돈 농도 높아 위험
바닥 균열 메우고, 환기 자주해야

최근 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라돈은 비흡연 폐암 원인 1위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전 세계 폐암 발생의 3~14%가 라돈에 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한 해 약 2만1000명(10% 수준)이 라돈에 의한 폐암으로 사망한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호흡기내과 이명규 교수는 "라돈이 폐암을 유발한다는 것은 수십년 전에 밝혀진 사실"이라며 "폐암 가족력이나 과거력이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돈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라돈은 주로 땅에서 나오기 때문에 지하나 1층에 산다면 바닥의 균열을 잘 살펴야 한다.
라돈은 주로 땅에서 나오기 때문에 지하나 1층에 산다면 바닥의 균열을 잘 살펴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실내에 있는 라돈이 더 위험

라돈은 토양·암석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기체다. 볼수도 없고 냄새도 없으며 맛도 없다. 라돈은 화강암 지대에서 많이 검출되는데, 우리나라는 대부분이 화강암 지대라서 라돈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김창수 교수는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우리 나라는 라돈의 기준치가 WHO나 미국 등 보다 높게 설정돼 있다"며 "실외의 라돈보다 밀폐된 실내 공간에 있는 라돈이 농도가 높아 위험하다"고 말했다. 라돈은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오면 대부분 다시 내쉬는 숨으로 배출되지만 일부가 기관지나 폐에 흡착돼 붕괴한다. 이 때 방사선의 하나인 알파선이 방출되는데, 이것이 세포 내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일으켜 폐암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라돈이 검출된 침대 매트리스의 경우도 오랜 시간 밀폐된 방 안에서 침대에 누워 호흡을 했기 때문에 라돈 노출 위험이 컸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지하·1층 바닥 틈에서 라돈 많이 방출

라돈을 피하려면 실내 유입을 차단하고, 환기를 통해 라돈 노출 농도를 낮춰야 한다. 김창수 교수는 "라돈이 방출되는 침대를 비롯해 음이온이 발생하는 팔찌·목걸이 등보다 더 위험한 것이 지하·반지하 바닥에 갈라진 틈"이라고 말했다. 이 틈을 통해서 라돈이 땅에서부터 올라오기 때문이다. 라돈은 80~90%는 실제 토양에서 나온다. 바닥에 갈라진 틈을 보강재 등으로 잘 메워야 라돈의 실내 유입을 차단할 수 있다. 김창수 교수는 "단독주택이 많은 미국에서는 실내 바닥의 갈라진 틈새 관리를 집주인이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며 "부동산 매매를 할 때 라돈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쓰게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미 실내로 유입된 라돈은 환기를 통해 빨리 배출시켜야 한다. 환기는 오전, 오후, 저녁 하루 3번 30분 이상 하는 것을 권장한다. 한국환경공단에서는 실내 라돈 농도가 높은 겨울철 라돈 노출 취약 주택(다세대·연립·단독주택 1층 이하)에 한해 라돈 무료 측정을 해주고 있다. 라돈이 일정 농도(200㏃/㎥) 이상이면 라돈 알람기를 대여해준다. 문제가 된 대진 침대 매트리스 사용자도 무료 측정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