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축농증 환자, 약물치료보다 수술이 낫다"

입력 2018.05.09 15:00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연구 결과

손정협 교수
손정협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사진=상계백병원 제공

만성부비동염(축농증)은 수시로 코가 막혀 삶의 질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젊은 사람들은 쉽게 수술해 증상을 완화하지만, 노인들은 기저 질환 등을 이유로 선뜻 수술을 결심하지 못한다. 하지만 70세 이상 만성부비동염 환자도 수술하는 것이 약물치료보다 환자 만족도가 높고 효과도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손정협 교수팀이 2009~2017년 내시경 부비동 수술을 받은 70세 이상 만성부비동염 환자 73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 증상 호전도, 심혈관계 합병증 등 수술 위험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수술 전과 수술 후 3개월째의 주관적 증상 개선 정도를 비교 시 환자의 96.1%에서 증상 개선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환자 대상 수술 전후 설문지 조사 등을 통해 증상 개선 수준을 파악했다.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만성부비동염 유병률은 60세 이상 4.7%, 65세 이상 4.3%로, 만성 질환 중 여섯번 째로 흔한 질환이다. 손정협 교수는 “나이가 들면서 점막이 위축되고 점막의 섬모 운동 기능이 떨어지는 데다 코점막에서 만들어지는 분비물의 양과 점도가 증가되면서 코안이 염증에 취약해진다"며 "이로 인해 만성부비동염이 잘 생긴다”고 말했다.

물혹을 동반한 만성부비동염 수술에서 연령에 따른 결과를 비교한 여러 국내외 연구를 보면 수술 후 재발률은 노인 환자에서 오히려 더 낮았다. 수술 후 증상 개선 효과도 노년층이 젊은 층보다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고령 환자는 수술 위험에 대한 걱정으로 수술을 고심하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기저 질환이 악화될까봐 우려해서다. 실제 상계백병원에서 만성부비동염 수술을 받은 70세 이상 환자의 67%는 고혈압, 33%는 당뇨병을 이미 진단받은 상태였다. 만성질환 이력이 전혀 없는 환자는 12%에 불과했다. 수술 환자 중 45%는 수술 때 자칫 출혈이 심해질 수도 있는 와파린, 아스피린 등 항혈전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술이 결정된 모든 환자는 과거 병력, 수술 전 시행한 검사 결과에 따라 심장내과 등 관련 진료과와 협진을 통해 미리 수술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평가한 후 수술이 진행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손 교수는 "출혈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코점막 손상을 주의하며 수술한 결과 수술 후 뇌혈관 질환, 심정지, 심부전 악화, 심근경색 같은 중대한 심혈관계 합병증의 발생은 전혀 없었다"며 "부비동 내시경 수술 자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뇌기저부 손상이나 안와 손상과 같은 주요 합병증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손 교수는 “노년층의 만성부비동염은 코 막힘,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증후군 등 여러 합병증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70세 이상 고령 환자도 젊은 환자와 마찬가지로 내시경 부비동 수술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만성 부비동염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9일 열린 제92차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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