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먼지 심한 날, 코 세척해보세요

[의학자문위원이 쓰는 건강 노트] [9] '천연 공기청정기' 코 관리

분진용 마스크, 얼굴 밀착해 써야
잠잘 때 면마스크, 습도 조절 도움

김종엽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종엽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숨은 코와 입으로 쉰다. 하지만 원래 호흡에서 입은 보조 수단이다. 코가 주된 역할을 해야 한다. 입은 태생이 음식을 섭취하기 위한 경로였지 숨을 쉬기 위한 통로로 진화하지 않았다. 코로 숨을 쉬지 않으면, 공기 중 먼지를 거를 수 없다. 차가운 공기를 따뜻하게 덥힐 수도 없다. 습도 조절도 어렵다. 이 때문에 코는 천연 공기청정기이자, 가습기이자, 자동 온도 조절 장치다. 코 건강 관리가 몸속으로 들어오는 공기 질 관리의 핵심이다.

◇분진용 마스크, 호흡 답답해야 정상

특히 미세 먼지 농도가 짙은 요즘, 코를 보호하는 첫 번째 수단은 마스크 착용이다. 면마스크는 패션은 뽐낼 수 있을지언정, 코를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미세 먼지 입자는 면마스크의 성긴 구멍을 쉽게 통과한다. 찬 공기를 피하는 목적이 아니고, 미세 먼지를 피하고 싶다면 분진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식약처 인증 마크 KF94가 외출용으로 무난하다. 이는 미세 먼지를 94% 걸러준다는 의미다. 더 효과가 큰 KF99 마스크를 쓸 수 있지만, 답답해서 일상생활을 하기가 어렵다.

이런 분진용 마스크에는 마스크가 얼굴에 잘 밀착되도록 알루미늄 철심이 있는데, 철심이 코 쪽에 위치하도록 써야 한다. 각자의 코에 맞게 철심을 조절해서 밀착해 쓰라고 넣어 놓은 것이다. 분진용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숨을 들이쉴 때 답답하지 않다면,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줄넘기는 어렵겠다고 느껴져야 정상이다.

면마스크는 수면 중에 활용해 볼 수 있다. 겨울철 건조한 방 공기가 수면에 방해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된다. 자신이 뱉은 날숨이 코를 한 번 더 가습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로 부족하다면 바셀린 연고를 코 입구에 발라주는 것도 좋다. 코는 바이러스와 세균이 몸 안으로 들어오기 좋은 구멍이다. 항상 깨끗한 손으로 만져야 한다.

코 건강 관리 7계명 외
/김지아 헬스조선 기자
손이 깨끗하더라도 코털은 뽑지 않고 잘라야 한다. 뽑힌 코털은 모낭염을 유발하고, 위치가 뇌에 가까워 뇌수막염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그래서 코를 '위험 삼각'이라고 부른다. 건드려서 좋을 게 없다.

◇미세 먼지 심하면 생리식염수로 코 세척

미세 먼지가 극심한 날이거나 감기에 걸려 코가 막혔다면 코 세척을 해보는 것이 좋다. 생리식염수를 이용한 코 세척은 코에 생기는 모든 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비염 환자라면 매일 해도 상관없다. 횟수는 양치와 마찬가지다. 하루에 최소 1번, 증상이 심할 때는 3~4번 해주면 더 좋다. 양은 한 번에 생리식염수 150㏄ 정도면 적당하다. 수돗물은 코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권하지 않는다.

코를 풀 때는 양쪽을 한꺼번에 푸는 것보다 한쪽씩 푸는 편이 이롭다. 코 안에 음압이 크게 걸리면 중이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코막힘이 2주 이상 지속한다면 비염약만 사먹기보다는 이비인후과를 방문해보는 것을 권한다. 코 주변 부비동염이 있거나 코 안에 물혹이 있을 수 있는데,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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