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7~8시간 규칙적인 수면이 건강 수명을 늘립니다”

입력 2017.12.11 09:00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성완 교수

인생의 3분의 1은 잠이다. 하지만 잠은 늘 뒷전이다. 일을 할 때도, 놀 때도 우리는 잠을 줄인다. 그래서 덜 자는 것이 익숙한 우리 삶은 늘 피곤하고 고단하다. 잘 쉬어야 일도 잘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잘 쉬는 일로 잠을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다.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한국인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8시간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하위다. 수면부족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며, 심할 경우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제 건강의 첫걸음으로 숙면을 생각할 때다.

김 성 완
김 성 완 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경희대병원 코골이·수면무호흡증클리닉을 20년간 운영하며 국내 최초로 다단계 수술법을 도입한 수면무호흡 분야 최고 권위자다. 전문 진료 분야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다. 대한수면학회 회장인 김성완 교수는 세계 곳곳의 젊은 의료진이 참여하는 ‘국제비과전문교육프로그램(INPTP) 및 국제비과학술대회(KIRS)’를 매년 주도적으로 개최하며 비과학을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코골이는 성인의 절반이 경험하고, 40~50대 중년이 되면 수면무호흡증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왜 중년 시기에 숙면에 어려움을 겪나요.

우리나라 인종의 특징은 서양보다 구강구조가 작고, 계란형 얼굴에 아래 턱이 뒤로 밀려 들어가 있는 형태입니다. 그렇다 보니 구조상 서양보다 기도가 좁습니다. 기도가 좁으면 호흡이 불안정해 숙면을 취하기 어렵습니다. 또 성장과 함께 혀 크기도 어릴 때와 달리 커지게 됩니다. 커다란 혀는 기도를 좁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 외에도 환경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신체 활동이 줄면서 나이가 들수록 쉽게 비만이 됩니다. 비만은 기도를 더 좁게 만들어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합니다. 음주와 흡연도 수면의 질을 낮추는 요소입니다. 또 중년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근육긴장도가 떨어지는 시기입니다. 기도 주변의 근육은 기도를 넓히는 데 사용되는데, 노화로 인해 근육긴장도가 떨어지면 기도 주변 근육이 제 역할을 잘 하지 못합니다. 결국 중년에는 노화로 인한 근육긴장도 감소, 음주와 흡연, 비만 증가 그리고 인종적인 구강 구조의 특징 등에 의해 수면을 방해받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단순히 잠을 잘 못 자서 다음날 피곤하다고만 생각해선 안 됩니다. 수면무호흡이 생기면 일단 무호흡으로 인해 수면의 질이 많이 떨어지게 됩니다. 무호흡으로 인해 산소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이로 인해 뇌가 잠에 들다 깨다를 반복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숙면에서 가장 필요한 ‘깊은 잠’과 ‘꿈꾸는 잠’이 부족해집니다. 깊은 잠과 꿈꾸는 잠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자꾸만 뇌가 깨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면 중 뇌가 쉬지 못하게 됩니다. 다음날 낮에 졸리거나 피곤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수면 동안 뇌가 충분히 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의 능률도 떨어지고 기억력도 감퇴합니다. 더욱이 반복적으로 수면 중 뇌가 깬다면 교감신경이 항상 흥분된 상태가 됩니다. 이로 인해 혈압이 높아지고, 부정맥이나 심근경색 등이 쉽게 발생하게 됩니다. 뇌졸중이나 당뇨의 빈도도 높아집니다. 1시간에 수면무호흡이 30회 이상 나타나는 중증환자는 이러한 질환의 빈도가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 수면장애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수면장애 중증환자가 치료를 내버려둘 경우 18년 생존율이 60%도 되지 않았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요.

수면무호흡은 수면 중 호흡이 10초 이상 멈추는 현상으로, 1시간에 5회 이상 발생하면 수면무호흡증이라고 말합니다. 저호흡도 있는데, 호흡이 30% 이상 감소하면서 혈중 산소가 3% 이상 감소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냥 봐서는 알기 어렵기 때문에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은 환자 자신이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고 나도 피곤하고 무기력하다거나, 일에 대한 집중력 등이 떨어진다면 수면장애를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는 가족이나 배우자 등이 수면 중 발생하는 호흡장애를 의심해줘야 합니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에는 어떤 방법이 있나요.

수면무호흡의 치료는 기계에서 나오는 공기압을 통해 기도가 좁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양압호흡기’와 턱을 앞으로 밀어내는 교정기를 치아에 끼워 기도를 넓히는 ‘구강 내 장치’ 그리고 수술적 치료가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는 자신의 수면무호흡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기도가 쉽게 폐쇄되는 구조적 결합이 있음에도 개선을 유도하는 치료는 오랫동안 불편함을 유발하고 개선 효과도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각의 치료법은 장단점이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와 여건에 맞춰 전문의 진료에 의한 맞춤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치료 외에 수면무호흡 개선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나요.

자신이 비만이라면 체중조절을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체중조절은 수면무호흡을 완전히 개선할 순 없지만, 많이 호전시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건강한 생활습관, 즉 술과 담배를 자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잘 때 옆으로 누우면 기도가 막히는 것을 줄여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커피나 홍차, 녹차, 콜라 등 카페인이 든 음료는 피합니다. 저녁에 과식하는 것은 위를 지속적으로 자극시켜 수면을 방해합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 꼭 지켜야 할 것이 있을까요.

일정하게 잠자는 시간을 정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7~8시간을 자야 합니다. 자신의 일상에서 잠이드는 시간과 잠이깨는 시간을 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 일과 시작이 오전 6시라면 최소한 오후 11시에는 잠들어야 합니다. 수면시간을 확보한 다음 일을 하고 노는 시간도 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올빼미 국가입니다. 많은 사람이 잠자는 시간이 따로 없고 밤새도록 사회가 움직입니다. 그래서 모든 일을 다하고 난 뒤 남는 시간을 잠자는 데 씁니다. 잠의 중요성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잠을 잘 자야 건강합니다. 수면시간을 정해놓고 생활한다면 활기를 찾고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