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류마티스관절염 어떻게 대처할까

입력 2017.03.28 09:20
송승택 청주성모병원 과장
송승택 청주성모병원 과장

봄은 낮과 밤의 큰 일교차와 황사, 미세먼지로 인해 면역체계에 이상이 나타나면서 자가면역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인체 면역체계의 이상 반응으로 면역세포가 오히려 우리 몸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특히 관절 안에 존재하는 특정 물질을 병균으로 착각해 이를 공격할 경우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로 류마티스관절염이 발생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성된 신호전달 물질 ‘종양괴사인자(TNF)-알파’에 의해 염증세포와 활막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한 활막 염증이 연골과 뼈로 퍼지게 되면 관절이 손상되고 더 나아가 관절 변형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50만 명이 류마티스관절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50대에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며 그 이후 고령에서도 적지 않은 발생률을 보인다. 초기 증상은 손가락이나 손목에 발생하는 통증이 특징이다. 주로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지는 조조강직현상이 나타난다. 만약 조조강직현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고 특별히 다치지 않았는데도 6주 이상 관절염 증상이 지속된다면 류마티스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증상이 발견됐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자가진단을 내리고 민간요법이나 물리치료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방치할 경우 관절 파괴와 변형, 장기 손상으로 이어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어렵게 한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조사에 따르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몸에 이상을 느낀 뒤 병원을 방문하여 진단받기까지 평균 20.4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마티스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단순한 관절 통증이나 퇴행성관절염으로 오해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관절 변형이 발생하면 복구가 어렵기 때문에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 목표는 단순한 통증 완화 및 염증 조절에 머물지 않고 관절 운동능력 개선과 함께 관절 변형을 조기에 방지하여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이 의심되면 류마티스 내과 전문의를 찾아 진찰과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 의학의 발달과 함께 다양한 치료 약제들이 개발되어 있다. 초기 치료제로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 항류마티스약제 등을 사용하고 염증이 심한 경우 초기에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약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약제에 치료 반응이 부족할 경우 새로 개발된 생물학적 제제(TNF-알파억제제, 인터루킨-6억제제, T-세포억제제, B-세포억제제) 등을 사용한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는 몸속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의 작용을 직접 억제함으로써 관절 손상을 효과적으로 막아주는데, 기존 항류마티스 제제로는 증상 개선이 힘들었던 환자들에게 우수한 치료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간혹 통증이 느껴지지 않으면 치료를 소홀히 하는 사람이 많은데, 류마티스관절염 완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꾸준한 관리와 지속적인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