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희귀질환 진단 때 '유전자 검사' 병 정확히 찾고 약효 예측할 수 있어

입력 2016.01.27 07:00

진단·처방 위한 134개 검사 항목, 이달부터 건보 추가 적용

이달부터 희귀질환을 진단하거나 적절한 항암제를 처방하는 데 필요한 134항목의 유전자 검사 보험 적용이 확대되면서 환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 예를 들어 직결장암의 적절한 치료제 선택을 위한 유전자 검사의 경우 기존에는 12만~ 40만원이 들었는데, 이달부터는 8000원에 받을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는 "유전자 검사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환자별 맞춤치료의 기본"이라며 "유전자 검사를 하면 환자의 질병을 면밀히 진단하고,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잘 듣는 치료제를 적절한 시점에 골라 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진단·처방 위한 134개 검사 항목, 이달부터 건보 추가 적용
이달부터 ‘개인별 맞춤치료’에 도움이 되는 유전자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됐다. 유전자 검사는 혈액, 타액, 암 조직 등을 분석해 DNA 배열 구조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유전자 검사는 진단이 어려웠던 병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온몸 근육이 굳으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할러포르덴-스파츠 병은 기존의 초음파·CT·MRI 등으로는 정확히 찾아낼 수 없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를 하면 이 병을 유발하는 PANK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확진할 수 있다. 병명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면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하고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다. 희귀질환 진단에 보험이 적용되는 검사 항목은 판코니 빈혈 등 114개다.

유전자 검사를 하면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약제 중 환자에게 가장 효과가 좋은 약을 골라 쓸 수 있다. 직결장암의 경우, 환자 중 RAS 유전자가 정상인 사람은 '얼비툭스'라는 표적항암제를 썼을 때 치료 효과가 매우 좋고 생존율도 높아진다. 하지만 같은 직결장암이라도 RAS 유전자가 변이된 상태라면 얼비툭스가 듣지 않는다. 이근욱 교수는 "약효를 비교해보기 위해 여러 약제를 투여해볼 필요가 없어 환자의 경제적·신체적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내성 위험도 줄어서 치료 효과도 높아진다. 맞춤 항암제 처방을 위한 유전자 검사 중 이달부터 새롭게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것은 직결장암, 비소세포폐암 등 5개 항목이다.

지금 하고 있는 치료제가 잘 듣는지 여부도 알 수 있다. 백혈병이 있어 항암 치료를 하는 경우, 기존에는 약효가 잘 듣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 암세포 등을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했다. 이근욱 교수는 "유전자 검사를 하면 암 유발 유전자가 얼만큼 줄어드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치료 효과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성 골수 증식 질환, 급성 골수성 백혈병 등에 대한 검사 15항목에 건강보험 적용이 됐다.

☞유전자 검사
사람의 유전 정보를 확인하는 검사법. 특정 유전자가 있는지, 변이된 유전자가 있는지를 분석해 유전자가 질병의 유발·악화·완화에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환자의 암 조직·혈액·타액 등을 분석해 DNA 배열 구조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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