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면 건강이 보인다

현대의학에서 ‘이완요법’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완요법은 암 환자의 기본치료로 자리 잡은 수준이지만, 한국은 아직 체계화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현대인의 생활은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해소하지 못하고 쌓인 스트레스는 부신 기능의 마비나 만성 피로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고, 자가면역 질환이나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심신의 긴장을 푸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현대의학에서 이완요법은 긴장 해소는 물론이고 우울증, 불안증, 불면증 등의 정신질환 치료에 활용되기도 한다. 또한 부교감신경을 활성시켜 장 기능 개선과 자가면역 질환이나 대사성 질환 치료, 심지어 암 같은 현대인의 고질병을 약물이나 침습적인 방법을 이용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까지 발전해나가고 있다.

근육이 풀려야 마음도 풀린다
이완요법이란 심리적 불안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대처 기술로, 정신적 긴장이 근육 긴장을 가져오기 때문에, 반대로 근육 긴장을 일정한 훈련에 의해 이완시킴으로써 정신적 긴장을 풀고자 하는 정신요법의 일종으로 개발된 치료법이다. 대표적인 이완요법으로는 ‘아우토겐 트레이닝’과 ‘점진적 근육이완법’이 있는데, ▲ 심신 증상의 치료 ▲ 암 환자의 치료 및 안정 ▲ 일반인의 스트레스 해소 ▲ 집중력 향상 등에 널리 응용되고 있다.

먼저, 아우토겐 트레이닝은 1924년 독일의 슐츠 박사가 고안한 방법으로 ‘생각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근육중감-온감-호흡-복부-머리-심장 등 6단계의 이완을 통해 교감신경 상태의 긴장을 부교감신경 상태의 이완으로 유도하는 이완요법이다. 독일에서는 이미 대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이완요법으로 스트레스 해소와 질병 치료에 기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점진적 근육 이완법은 미국의 제이콥슨 박사가 1938년에 만든 이완요법으로 근육이 이완되면 몸과 마음이 이완된다는 전제하에 모든 근육을 하나하나씩 이완해가는 방법을 뜻한다. 환자가 훈련을 거듭할수록 이완의 정도가 강해지고, 이로 인해 교감신경의 긴장 상태가 부교감신경의 이완 상태를 유도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다. 이외에 유도심상요법(Guided Imagery Therapy)은 암 환자의 통증 완화에 주로 활용된다. 신체적 긴장 완화법과 이미지 요법을 함께 적용해 환자의 신체적인 면, 정신적인 면, 나아가 아직은 생소한 영혼의 측면까지 고려한 종합적인 심리치료 요법이다.

유도심상은 ‘잠재의식 또는 최면상태에서 도달하는 무의식이 병이 진행하는 모습을 알고 있고, 또 해결하는 방법 역시 알고 있다’는 가설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환자 스스로 심상화(Imagination)나 형상화(Visualization) 과정을 이용해 질병을 스스로 극복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는 미국의 방사선 종양학자인 칼 사이먼튼이 개발한 방법으로 현재 미국 MD앤더슨암센터나 존스홉킨스 병원 등 암 치료 병원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자연통합의학암학회 문창식 회장은 “이완요법의 의학적 장점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이미 증명됐다”면서 “교감신경 상태의 긴장을 부교감신경 상태의 이완으로 전환해 심신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NK세포를 활성시켜 면역력을 끌어올린다. 또한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의 과다 분비를 줄여주는 기능도 하며, 수면과 이완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시킨다”고 했다.

필라테스·요가도 이완요법
이완요법은 외적이완술과 내적이완술로 구분된다. ▲ 점진적 근육이완 ▲ 바이오 피드백 ▲ 최면 등이 외적이완술에 해당하는데 자신이 아닌 다른 시술자에 의해 이완을 이루는 것이다. 점진적 근육이완 요법은 미리 만들어진 대본을 환자에게 들려주고, 이 대본에 따라 환자가 행동하게끔 유도한다. 자율적인 근육의 이완을 훈련시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다. 바이오 피드백은 빛이나 계측장비를 이용한다. 환자에게 이완의 정도를 수치화할 수 있는 계측장비를 통해 이완의 수준을 알린다.

내적이완술은 말 그대로 시술자가 없이 환자 스스로 명상이나 자기 최면을 하거나 근육을 스스로 수축하는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근육 수축이 5분 이상 지속되면 저절로 이완이 되기 시작하는데, 스트레칭이 이에 해당한다. 요가나 필라테스도 내적이완요술의 범주에 들어있다. 앞서 언급한 아우토겐 트레이닝 역시 국내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내적이완 방법이다.

이완요법 따라해보기
이완요법의 건강상 이득은 교감신경을 부교감신경으로 바꿔 심신의 안정 상태를 만들고 면역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데 있다. 따라 하는 것은 쉽지만, 이완요법을 통해 의미 있는 건강상 이득을 얻으려면 관련 전문 과정이나 과정을 마친 전문가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1단계 중감(무게감)
자신이 오른손잡이라면 오른팔에 마음을 집중한다. ‘오른팔이 무겁다’고 마음속으로 얘기하면서 자신이 평소 느끼지 못했던 오른팔의 무게를 느껴보려 집중한다. 훈련하다 보면 실제 오른팔이 무겁게 느껴지는 순간이 오고, 그 무게감 때문에 팔에 힘이 빠지면서 이완되는 원리다.

2단계 온감(따뜻함)
자신의 다리가 ‘따뜻하다’고 마음속으로 외친다. 실제 따뜻한 느낌이 들 때까지 반복한다.

3단계 호흡
자신의 호흡에 집중한다. 호흡이 편안하고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호흡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4단계 복부
배꼽 부위에 집중해 배꼽 부위가 실제 따뜻하다고 느껴보는 훈련이다.

5단계 이마
이마가 차갑다고 느껴보자.

6단계 심장
심장이 고요하고, 박동소리를 힘차게 듣도록 집중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점진적 이완요법’
점진적 이완요법은 아우토겐 트레이닝과 흡사한 점이 많다. 다만, 머리에서 발끝까지 순서대로 신체 한 부위 한 부위씩 집중적으로 이완하는 방법이다. 아우토겐 트레이닝과 다른 것은 시술자가 단계별로 집중할 수 있는 대본을 작성해 읽어준다는 점이다.

유도심상요법, 형상화하는 것이 핵심
유도심상요법은 미국, 유럽 등지에서 암 환자의 통증관리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유도심상은 ‘심상대본’이 필요하다. 대본은 녹음해 반복적으로 들어도 무방하지만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 번째, 목적의식이 뚜렷해야 한다. 자신의 암 세포를 공격할 것인지, 아니면 감기 바이러스를 없앨 것인지 목표를 설정한다.

두 번째, 설정한 목표와 싸우는 상상을 구체적으로 마음속에 형상화한다. 마치 영화를 직접 현장에서 찍는 마음으로 실감나게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형상화할 때, 암세포 등 자신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최대한 나약하고 부드럽게 형상화하고, 자신의 면역력 등은 탱크나 전투기 등으로 아주 강하게 형상화한다. 아래는 실제 유도심상요법에 쓰이고 있는 대본이다. 암세포를 부드러운 솜사탕으로 형상화하고, 면역력을 전투기에 묘사한 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