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세 인상, 저소득층·청소년 금연 효과 크다

[메디컬 포커스] 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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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금연학회 회장)
이번 국정감사에서 담뱃세 인상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 국회의원이 담뱃세 인상으로 정부의 세입은 크게 늘어났지만 담배 소비는 줄지 않았고 결국 담뱃세 인상이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수 증대를 위한 것이었다는 주장을 했고, 이게 언론에 보도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담배 소비가 줄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 의원은 담배회사가 만든 단체인 담배협회의 자료를 인용해서 담배 반출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고 했는데, 더 정확한 담배 반출 자료(정부가 담배에 세금을 부과한 자료)를 보면, 올 해 담배 반출량은 지난 5년간 평균에 비해 최대 50%, 평균 30% 정도 감소했다. 담뱃세 인상 후 담배를 끊은 사람 세 명 중 두 명은 담뱃세 인상이 계기가 됐다는 조사도 있다. 이를 우리나라 흡연자 전체로 환산하면 약 93만명이 담뱃세 인상으로 금연을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실 담뱃세 인상은 담배회사가 가장 두려워 하는 정책이다. 글로벌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의 기밀문서에 "담뱃갑 경고 그림, 실내흡연에 대한 규제가 담배 소비를 감소시키는 건 사실이지만 담뱃세 인상이 가장 효과가 크다. 담뱃세 인상이 우리의 가장 큰 골칫거리"라고 쓰여 있다. 따라서 담배회사는 담뱃세 인상 정책의 정당성을 훼손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따라서 담배규제 정책의 효과를 평가할 때 담배회사가 제공한 자료를 인용하는 건 피해야 한다.

담배는 저소득층에서 더 많이 피우기 때문에 담뱃세를 저소득층이 더 많이 부담하는 건 맞다. 하지만 담뱃세 인상으로 저소득층이 담배를 더 많이 끊기 때문에 담뱃세 인상은 저소득층에게 더 유리한 정책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는 담뱃세 인상을 가장 효과적이면서 건강 불평등을 줄이는 공평한 정책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저소득층이 담배를 계속 피우면 결국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호기심에 처음 담배를 접하는 청소년의 금연에 담뱃세 인상은 가장 효과적이다. 담뱃세 인상으로 인한 금연 시도는 청소년이 성인보다 두 배가량 많다.

담뱃세 인상의 궁극적 목적은 흡연율을 줄이는 것이다. 최근 담뱃세 인상의 정당성이 훼손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세금은 올렸는데 흡연율을 줄이는 다른 정책들은 지지부진하다. 담뱃세 인상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후속 정책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