癌 경험자 '2차암 발병률' 최고 4배… 환자 절반 "위험 모른다"

입력 2015.09.23 04:00

[H story] 癌 전이·재발만큼 무서운 2차암
암 종류따라 2차암 예측 가능… 검진 비율은 37.7%에 불과

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건강한 삶을 되찾는 시대가 됐다.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1993~1995년 41.2%에서 2006~2010년 66.3%로 20년 새 크게 늘었다. 그 만큼 암을 완치 받은 이후의 삶을 관리하는 법이 중요해졌지만, 이에 소홀한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특히 또다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2차암'을 주의하지 않는 게 큰 문제라고 말한다.

암을 한 번 겪은 사람에게 또 다른 암이 생길 위험은 암을 겪지 않은 사람보다 많게는 4배 이상 높다. 여러 암을 부르는 안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거나, 처음 생긴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방사선·항암제에 의해 정상세포의 유전자가 변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대구로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이재복 교수는 "방사선과 항암제 치료가 몸속 세포를 다량 없애면서 새로운 세포가 생기는 중 돌연변이 암 세포가 생길 위험 역시 높아진다"고 말했다.

암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새로운 암(2차암)이 생길 확률이 더 높다. 암 경험자는 위험이 높은 2차암을 확인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암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새로운 암(2차암)이 생길 확률이 더 높다. 암 경험자는 위험이 높은 2차암을 확인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차움에서 저선량 흉부CT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어떤 암을 경험했느냐에 따라 2차암 종류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위암을 겪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 위험이 1.4배 높고, 폐암을 겪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두경부암 위험이 4배 높은 식이다. 서울대암병원 암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는 "처음 생긴 암 종류가 무엇인지에 따라 잘 생기는 2차암에 대한 통계가 많이 나와 있다"며 "이를 활용하면 2차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암 환자 5년 생존 추이 / 2차암에 대해 모르는 암 경험자
하지만 서울대병원·충북대의대·국립암센터가 국내 13개 의료기관 암 전문의 486명을 조사한 결과, 자기 환자에게 2차암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모른다'고 답한 경우가 45.1%, 의사가 환자에게 2차암에 대해 알려주지 않는 경우 역시 30.9%나 됐다. 국내 암 경험자 중 2차암 검진을 받고 있는 비율은 절반에 훨씬 못 미치는 37.7%였다(2011년 기준). 신 교수는 "피 검사나 엑스레이 검사 등 원래 암이 재발하지 않는지 보는 추적 검사만으로 다른 암까지 검진된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며 "암이 완치됐어도 6대암 검진(위·대장·자궁경부·유방·간·폐)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2차암

처음 생긴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轉移)된 것이 아닌 새로운 장기에서 발생하는 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