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없는 사랑은 밋밋하지만 심한 질투는 파멸은 부른다

질투없는 사랑은 밋밋하지만 심한 질투는 파멸은 부른다
질투없는 사랑은 밋밋하지만 심한 질투는 파멸은 부른다

인간은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질투의 씨앗을 갖고 있다. 적당한 질투는 사랑을 단단하게 하지만 도를 넘으면 끔찍한 병이 된다.

한국결혼산업연구소가 ‘어떤 경우 이혼을 결심하겠는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정폭력(39.5%), 불륜(33.1%), 알코올이나 도박 중독(9.3%)에 이어 의처증(6.1%)이 네 번째로 꼽혔다. 질투에서 비롯되는 의처증과 의부증은 결혼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질투가 없는 사랑은 밋밋하지만 심한 질투는 파멸에 이르게 한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질투는 사랑이라는 음식에 필요악으로 존재하는 감미료 같다. 너무 없으면 긴장감이 없고 지나치면 의처증이나 의부증에 의한 파경이라는 불행한 결말을 빚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 조상들은 칠거지악의 하나로 질투 꼽았지만 역사 기록에는 의처증이나 의부증으로 인한 사고가 적지 않게 등장한다.

연인을 잃은 아픔을 노래한 ‘황조가’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질투로 인한 사건사고는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는 ‘황조가’를 통해 알 수 있다.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의 뒤를 이어 왕위를 계승한 유리왕이 지은 ‘황조가’는 후궁의 질투로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내고서 지은 작품이다. 유리왕은 즉위한 이듬해 왕비를 얻었으나 불과 1년 만에 상처(喪妻)를 하고 만다. 그래서 두 여자를 계실(繼室)로 얻었는데, 골촌 땅의 화희(禾姬)와 한나라 출신의 치희(稚姬)였다.

국적과 민족이 다른 두 여인은 왕의 사랑을 얻기 위해 투기가 심했다. 결국 왕은 동서(東西) 두 곳에 각각 궁실을 짓고 따로 거처하게 했다. 그러던 중 왕이 사냥을 가게 되었다. 왕은 그동안 서로 다투지 않을까 염려해 “짐이 없는 동안엔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다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하지만 두 여인은 행여 사냥에서 돌아온 왕이 상대방의 소를 먼저 찾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서로를 염탐하다 큰 싸움을 벌여, 치희가 친정인 한나라로 돌아가고 말았다.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왕이 급히 말을 몰아 뒤쫓아갔으나 치희는 이미 강을 건넌 뒤였고, 왕은 사랑하는 짝을 잃은 아픔으로 '황조가'를 지었다.

동양 최고의 미인 양귀비의 질투
중국 황실에서도 여인들의 질투가 하늘을 찔렀는데, 양귀비 역시 질투가 심했다. 당나라의 시인 백거이가 쓴 시의 '얼굴이 부용 같고 젖가슴은 옥과 같아 입궐하면 총애를 받으리라.

미처 황제의 눈에 들기도 전에 이미 양귀비의 눈흘김을 받아 상양궁에 갇혀 일생을 독수공방으로 지냈다네'라는 구절처럼 꽃다운 미모로 입궁한 궁녀들은 양귀비의 시기를 받아 전각에 갇혀 평생 독수공방하며 지내야 했다.

동양 최고의 미인으로 꼽히는 양귀비는 상당한 글래머였다. 발이 불과 10㎝에 불과한 전족이었지만 살결이 희고 가슴이 풍만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에 누구나 얼굴을 파묻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한다. 비천한 고아 출신의 양귀비는 황제의 총애를 독점하기 위해 새로 입궁하는 궁녀의 미색을 판별해 황제의 눈에 뜨이지 않도록 외딴 전각에 가두는 만행을 저질렀다.

여자보다 더 무서운 남자의 질투
여인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질투와 의처증으로 수많은 사건을 저질렀는데, 17세기 중반 오스만 제국을 통치한 이브라힘을 꼽을 수 있다. 그는 매주 금요일에 처녀 한 명을 골라 동침하는 버릇이 있었는데, 신하들은 왕의 기호에 맞는 처녀를 조달하느라 고역을 치렀다.

그는 궁녀 300명을 바다에 빠뜨려 수장시키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궁녀들의 처소에서 목재로 만든 남근 대용품이 나왔기 때문이다. 궁녀들이 생활하는 하렘은 거세 남성들만 출입이 허용되고, 오이나 바나나도 잘게 썰어 반입할 정도로 엄격하게 통제됐다. 왕의 여자인 궁녀들을 보호함과 더불어 동성애 나누는 것을 질투했기 때문이다.

그는 반드시 온몸의 털을 매끈하게 제거한 궁녀들과 모피를 깐 규방에서 성행위를 가졌다. 마찰로 인한 정전기의 짜릿함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성적 취향이 특이했던 그는 암소의 생식기를 본 뜬 조각품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주며 음부가 똑같이 생긴 여자를 구해오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그래서 오스만 제국 곳곳에서 사타구니 검사라는 진풍경이 벌어졌고,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큰 아르메니아 여성이 발탁됐다.

하지만 그는 그녀와 단 한 번 동침하고 나서 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스스로 거세하고 암소의 음부를 떼어내 접합했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성전환자가 된 것이다.  

활기찬 부부생활이 의처증, 의부증 막는다
질투는 남을 시기하는 마음인데, 성적인 시기심이 대부분이다. 성적 질투심은 의처증과 의부증으로 구분되는데, 통칭해서 ‘부정망상(不貞妄想)’이라고 부른다. 망상적인 증거를 기본으로 하지만 치료에 대해 저항적이며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 배우자를 무턱대고 의심해 증거가 확실해도 믿지 않고, 오히려 배우자가 부정하다는 증거를 찾고 싶어 한다.

또 배우자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망상에 따른 행동 이상을 동반한다. 의학적으로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음에도 배우자의 부정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감정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진단을 내리는데 30~40대에 가장 많이 생기며, 정신과 의사들은 이혼하는 부부의 20%가량이 이 때문이라고 보고있다.

의처증이나 의부증의 굴레에서도 벗어나려면,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감추어진 매력을 배우자에게 만큼은 드러내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또한 부부간에 대화를 자주해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솔직함과 의사소통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활기찬 부부생활이 관건이다.

의처증과 의부증으로 표출되는 질투는 사랑을 얻기도 하고, 빼앗기게도 하는 피나는 전투이다. 더불어 인간은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질투의 씨앗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독점하려는 소유욕 때문인데, 무엇보다 의처증과 의부증은 심각한 정신장애라 치료도 힘들고 가족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평소에 배우자에게 신뢰를 심어주는 노력이 요구된다.

김재영
남성 성기능 장애, 발기부전 등 남성수술 분야를 이끌고있는 강남퍼스트비뇨기과 원장.

주요 일간지 칼럼과 방송 출연 등을 통해 건강한 성(性)에 대한 국민인식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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