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으로 어깨 속 보며 힘줄 봉합… 30분이면 '수술 끝'

신부전증으로 혈액 투석을 받고 있는 한모(68·서울 광진구)씨는 지난해부터 양쪽 어깨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최근 오른쪽 어깨를 들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 병원 검사를 받았더니 '회전근개 파열'이었다. 어깨에는 네 개의 힘줄이 있다. 운동을 과격하게 하거나 교통사고 같은 큰 충격을 받았을 때, 또는 나이가 들어서 이 힘줄 중 하나라도 손상을 입는 것을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한다.

한씨는 혈액 투석을 받고 있어서 수술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다행히도 의사는 "만성질환자도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소마취 어깨 관절 내시경 수술'을 받은 한씨는 현재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큰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내시경으로 환부(患部) 보면서 수술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회전근개 파열이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팔을 움직일 때마다 어깨가 아프고, 누워 있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바른본병원 안형권 대표원장은 "병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주사 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으면 낫지만, 초기에 치료하지 않아서 파열 부위가 변성되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어깨가 자주 뭉치거나, 통증 때문에 팔을 돌리기 어렵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중증의 회전근개 파열·어깨 충돌증후군·오십견·석회성 건염·어깨 관절염 등 어깨 질환에 두루 쓰이는 대표적인 치료법이 관절 내시경 수술이다. 관절 내시경 수술은 어깨 부위에 1㎝ 미만의 구멍을 낸 뒤 내시경이 달린 기구를 넣어, 환부(患部)를 직접 보면서 파열된 힘줄을 봉합하거나 염증을 없애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MRI (자기공명영상)로도 알 수 없는 미세한 손상 부위까지 찾아낼 수 있고, 흉터가 거의 없으며, 입원 기간도 최대 4일 정도로 짧다.

◇국소마취로 부작용 위험 줄여

바른본병원에서는 국소마취(수술 부위만 감각을 마비시키는 것) 후 관절 내시경 수술을 한다. 국소마취는 전신마취보다 시간이 짧기 때문에 수술을 30분 내외로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그 덕분에 환자의 수술 부담이 적고, 만성질환자나 고령자도 받을 수 있다.

전신마취를 하면 기도 삽관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이로 인해 통증이 생길 수 있고, 일정 기간 음식을 잘 못 먹을 수도 있다. 고령자의 경우 전신마취를 하면 수술 중 쇼크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어깨 수술을 할 때 국소마취를 하면 전신마취를 할 때보다 근육이 잘 이완되고,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준다는 연구 결과가 SCI급 논문에 실렸다. 입원 기간도 준다. 안형권 원장은 "국소마취를 하더라도 두통·어지럼증·무호흡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우리 병원은 이런 부작용도 최소화하고, 보다 안전하게 수술을 끝내기 위해 숙련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 키트 및 산소 봄베(산소 저장 용기) 같은 장비도 갖췄다.

◇'첨단재활센터' 운영해 빠른 회복 도와

어깨 질환을 조기에 알아내 치료를 받더라도, 신경써서 관리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적거나 금세 재발할 수 있다. 안형권 원장은 "어깨 수술을 받은 후 재활치료를 꾸준히 하지 않은 일부 환자는 수술 후 어깨의 운동 범위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거나 통증이 줄지 않을 수 있다"며 "어깨 기능을 빨리 회복시키려면 재활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본병원은 지난 2월 병원 안에 '첨단재활센터'를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호주·캐나다식 메디컬 필라테스를 도입했다. 재활치료에 필라테스를 접목해 어깨 기능이 최대한 빨리 정상으로 돌아오고, 통증이 재발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서다. 바른본병원의 재활치료 프로그램은 어깨 외회전 운동, 견갑골 강화 운동, 밴드 운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