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이한 임신부들은 여행을 떠나도 괜찮을지 고민이 많다. 여름철의 높은 온도와 습도, 이에 따른 스트레스로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하지만, 임신했다고 여행을 피할 필요는 없다. 단, 몇 가지 주의사항만 지키면 된다.
임신부가 여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임신 13주에서 28주 사이다. 임신 초기는 안정이 필요하며, 28주 이후는 고혈압, 정맥염이나 조산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전치태반, 습관성 유산, 임신중독증 등이 있는 임신부는 무리한 여행보다는 되도록 집과 가까운 한적한 곳에서 맑은 공기를 쐬는 정도의 휴가를 즐기는 것이 좋다. 여행지 근처에 큰 병원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이상 증세가 있을 시 즉시 병원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승용차로 여행을 할 때는 운전 시간이 5~6시간 이상인 여행은 피해야 한다. 임신부가 안전벨트를 착용할 때 무릎벨트는 가능한 복부 아래 부분에 착용하고 어깨벨트는 유방 사이인 가슴의 중앙을 지나게 해서 태아가 자리한 부분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다.
배로 여행을 할 경우, 뱃멀미로 인해 구토, 어지럼증, 피곤함,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팔목에 착용하는 뱃멀미 밴드가 도움이 된다. 장기간 유람선 여행을 한다면 노로바이러스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 전염성이 강해 손잡이 등을 통해서 쉽게 감염되기 때문에 손을 잘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설사나 구토 등으로 탈수가 생기면 태반의 혈류가 감소하고 혈액이 농축돼 혈전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므로, 감염이 의심되는 즉시 배 안의 의료인에게 알려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단태아를 임신한 건강한 여성이라면 36주까지 비행기 여행이 가능하다. 비행기 운항 중 발생하는 방사선이 임신부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높은 고도에서 비행기 내부의 압력이 낮아져도 태아의 산소 공급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심각한 빈혈이나 혈전정맥염의 내력이 있거나, 태반 이상, 조산 위험이 있는 임신부는 비행기 여행을 피해야 한다.
비행기 여행을 하는 임신부는 응급상황을 대비해 출산 예정일, 산과의사와 연락할 수 있는 정보, 혈액형 등을 기록한 문서를 소지해야 한다. 정맥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류가 안정될 때 30분마다 일어나 발목 관절과 다리를 움직이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