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 효과 점점 떨어져… "항생제 탓"

입력 2014.07.22 16:58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사진=조선일보 DB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치료법으로 알려진 제균치료(균을 없애는 치료)의 효과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는 2013년부터 2014년 사이에 국내 14개 병원에서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제균치료의 제균률이 68%였다고 밝혔다. 이는 1999년도 연구 당시 제균율이 89.5%에 달했던 것에 비해 21.5%p나 하락한 수치다. 

헬리코박터균은 위 장막에 붙어살면서 위궤양, 위염 등의 위장 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헬리코박터균이 위염을 유발하는 데, 위염이 만성화되면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으로 진행된다. 이때 발암인자가 함께 작용하면 위 선종, 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는 지금까지 단순 위염 등 저위험군부터 위 선종, 조기 위암 등 고위험군 환자에도 큰 효과가 있는 치료법으로 주목받아왔다.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 효과가 감소하는 것에 대해 정훈용 교수는 "항생제 내성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항생제 오남용으로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겨, 제균치료를 받아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헬리코박터균 제균치료는 '프로톤펌프억제제-아목시실린-클라리스로마이신'이라는 3가지 항생제 치료를 1~2주간 시행하는 요법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이러한 항생제 치료를 오래 할 경우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게 된다. 실제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목시실린'은 1987년 0%에서 2003년 18.5%로 증가했다가 이후 4.8%로 다시 감소했다. 하지만 '클라리스로마이신은' 1987년 0%였으나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8.5%로 크게 상승했으며, '테트라사이클린'도 2003년 12.3%에서 2007년~2009년에는 34.6%로 대폭 증가했다. 

정훈용 교수는 "내성이 잘 발생하지 않는 아목시실린보다 헬리코박터균에 직접 작용하는 클라리스로마이신의 내성이 치료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강한 내성을 보이는 클라리스로마이신 사용을 지금부터 상당기간 중단해야 내성균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헬리코박터균 제균 적응증에 해당하는 환자들의 입장에서도 처방받은 약을 끝까지 먹고 약 복용 기간에는 술·담배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