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3.12.13 09:00

'효과 높다'는 화장품의 진실

블랙리스트 3 1급 발암물질 중금속 크롬 검출된 자석팩

‘성형팩’으로 불리던 고가 수입 화장품에서 중금속이 검출돼 논란이 일었다. 문제의 화장품은 일본에서 수입된 크림형 팩으로, 3회 사용분 정가가 28만6000원이다. 얼굴에 바른 뒤 강한 자석으로 벗겨 내는 제품으로, 일명 ‘자석팩’으로 입소문 났다. 성분표에 스쿠알란, 토코페롤아세테이트, 플라센타프로틴, 구스베리추출물 등을 기재하고, 식약처에서 인증받은 천연 재료로 만든 제품이라고 광고해오던 제품에서 중금속 크롬이 검출된 것이다. 크롬은 체내에서 배출되지 않는 중금속이다. 발암물질로 알려져 유럽 국가에서도 화장품 배합이 금지됐다. 식약처는 지난 4월 개정된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통해, 크롬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해서는 안 되는 중금속 중 하나로 분류했다. 이어 ‘크롬 화장품’을 사용하면 과민성피부염과 습진, 피부궤양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크롬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최선


은백색 중금속인 크롬은 부식성이 강하다. 피부에 노출되면 접촉피부염, 피부궤양, 화상, 부종 등을 일으킨다. 장기간 노출되면 크롭궤양, 알레르기천식, 폐·신장·간 등에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크롬에 접촉한 후 피부염이 생기면 접촉을 피하더라도 광과민피부염과 비슷한 증상이 오래갈 수 있다. 드물게는 신부전이 나타나기도 한다.

크롬은 처음부터 노출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이미 노출됐다면 바로 씻고 병원에 가서 전문의와 상담하자. 크롬에 오랫동안 노출돼 가려움증, 습진 등이 나타나면 증상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접촉피부염이나 습진은 스테로이드 연고나 크림으로 치료한다. 노출 부위가 넓으면 부신피질호르몬제를 사용해 전신치료를 한다. 2차 감염에는 항생제 치료를 한다. 궤양이 생기면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남게 되니 크롬 노출은 절대 피하자.

블랙리스트 4 피부 깊은 곳까지 자극, 발 각질제거제

지저분한 각질을 벗겨 내고 뽀얀 속살이 드러난다고 광고하는 발 각질제거제는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도 즐겨 쓴다. 하지만 발 각질제거제 중 몇몇 제품이 강한 산성이거나 알칼리성이어서 피부를 자극하고 손상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닐덧신 등에 붓고 일정 시간 신고 있는 형태의 제품 대부분은 pH 3~4의 강한 산성이어서 특히 주의해야 한다.

발에 상처 있으면 2차 감염 우려

피부 각질이 제때 떨어져 나가지 않거나, 피부곰팡이 감염으로 각질이 과도하게 쌓였을 때는 녹여서 없애는 각질용해제를 쓰면 도움이 된다. 식약처에서 발표한 발각질제거제의 pH 적합 기준은 3.0~9.0이다. 하지만 피부가 갈라졌거나, 발가락 사이처럼 얇은 부위에 쓰면 정상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다. 화상을 입거나 피부 손상이 생기기도 한다. 자극접촉피부염이나 2차 세균 감염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발에 무좀이나 습진, 상처가 있을 때는 쓰지 않는 게 좋다. 사용법을 준수해도 피부 타입에 따라 손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넓은 부위에 사용하지 말고 적은 부위에 써본 후 문제가 없으면 발 전체에 쓰자.

블랙리스트 5 유기농 원재료 관리 기준 없는 유기농 화장품

피부가 여린 아이나 예민한 피부를 가진 소비자는 순하고 자극 없는 제품을 선호한다. 천연 성분이나 유기농 화장품은 자연 성분으로 만들어져 순하다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화장품 업체에서는 올리브오일, 자작나무 추출물처럼 천연 성분을 강조하거나, 유기농 인증 원료를 썼다고 광고한다. 유기농 화장품이라도 제품 전체를 유기농 원료로 만드는 건 아니다. 일부는 유기농을 썼더라도 화학 방부제와 인공향, 색소 등 화학 첨가제가 들어가기도 한다. 이 때문에 피부가 민감한 사용자 중에 심각한 피부 트러블을 경험하는 사례가 생긴다. 성분의 95% 이상이 천연 물질이고, 유기농 원료는 10% 이상 함유하면 유기농 화장품으로 인증받을 수 있다. 유기농 원료가 들어 있더라도 자신의 피부에 맞지 않으면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으니 유기농 인증 라벨만 믿지 말고 성분을 꼼꼼히 따져 보자.

우리나라에는 천연화장품이나 유기농 인증 기준이 미비한 것도 문제다. 화장품 제조와 수입, 관리를 주관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0년 1월부터 ‘유기농 화장품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정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유기농 원료에 대한 인증 기준이 따로 마련되지 않고, 관리를 주관하는 기관도 없다. 다만,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한 규제만 하는 수준이다. 식약처가 공지하는 국가별 유기농 인증기관은 에코서트, USDA, BDIH, 코스메바이오 등이며, 국제유기농연맹에 등록된 인증기관은 호주 BFA, OPC, OHGC, NASAA, 뉴질랜드 NZBPCC, 일본 JAS 등이다.

인증 라벨이 공통으로 피하는 성분

유기농 인증 라벨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으로 채택하는 기준을 참고하면 제품 선택할 때 도움된다. 우선 파라벤 계열과 실리콘 물질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자. 파라벤은 대표적 화학 방부제로, 에칠, 메칠, 프로필, 부틸, 이소프로필, 이소부틸로 시작한다. 사이클로펜타실로산, 디메치콘 등이 실리콘 물질이다. ‘피이지-‘, ‘피피지-‘로 시작하는 계면활성제는 발암물질에 오염될 수 있으니 빼자. 합성 착색 물질과 향은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유전자 변형 원료나 방사선을 쏘인 성분, 라놀린이나 꿀처럼 동물의 생명에 해가 되지 않는 방법으로 획득한 성분을 제외한 동물성 원료가 들어 있는지 확인하자.

천연 성분이 무조건 안전한 건 아니다

일부 화장품 기초 설명서에는 ‘피부에 자극이 없는 천연 성분 배합’이라고 적는다. 하지만 《화장품이 피부를 망친다》에서는 천연 성분이나 자연 성분이 피부에 해가 적고 안전하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화학적으로 추출된 바셀린 때문에 피부에 염증은 생기지 않지만, 자연물인 옻 수액은 피부에 닿으면 심한 염증을 일으킨다. 피부에 자극을 주는 성분을 천연과 화학으로 나누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More Tip 

뿌리는 자외선차단제, 정말 효과 있나?

미스트나 스프레이 타입의 뿌리는 자외선차단제가 큰 인기를 끌었다. 언제 어디서 나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자주 덧바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자외선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심도 많다. 크림 타입보다 가벼운 제형인데다 가 뿌리는 과정에서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양이 많고 피부에 흡수도 잘 안 되기 때문 이다. 1초에 뿌려지는 자외선차단제 양은 정량의 30분의 1 수준. 30~40초는 뿌려 야 자외선 차단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외선차단제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외출 30 분 전에 듬뿍 발라 피부에 흡수시키자. 자외선 차단 성분이 충분히 기능을 발휘하려 면 30분은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1~2시간마다 한 번씩 덧발라야 한다. 아무래도 크림 타입보다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지므로 뿌리는 자외선차단제는 외출 후 덧 바를 때 쓰는 게 효율적이다.

화장품 어떻게 골라야 하나?

많은 사람이 화장품을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입소문이 나서’, ‘광고 속 이미지가 좋아 보여서’, ‘화장품 용기 디자인 이 예뻐서’, 혹은 ‘유명 외국 브랜드여서’ 라고 말한다. 뚜껑을 열었을 때 향기가 좋거나 피부에 발랐을 때 흡수가 잘 되고 산뜻한 촉감을 가진 게 좋다고 인식하기도 한다. 이는 인상 좋으면 성격까지 좋은 사람이라고 무의식적으로 판단하는 것과 같은 오류다.

화장품 고를 때는 반드시 제품 성분을 확인하자. 화장품 성분은 함량이 높은 것부터 적고, 1% 이하로 사용된 성분과 착향제, 착색제는 순서에 상관없이 적는다. 표기 성분 중 먼저 쓰일수록 농도가 높으므로 유효 성분 종류의 함유량을 확인하자. 《깐깐한 화장품 사용설명서》에서는 화장품 광고에 등장하는 이국적 성분이 화장품에 배합되었을 때 제 품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효능을 과도하게 부풀린 식물성 활성 성분이 많다는 것이다. 성분의 효과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롭다는 사실만으로 우수성은 보장받지 못한다.

브랜드가 유명하거나 제품 가격이 높은 회사보다 오래된 회사가 더 믿을 만하다. 그만큼 오랜 기간 재투자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향상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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