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을 앓았던 남모(59·대구 동구)씨는 2007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신장(콩팥) 이식 대기자로 등록을 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나도 차례가 돌아오지 않아 불안했다. 남씨는 '건양대병원에서는 신장이식을 빨리 받을 수 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2011년 이 병원에 신장이식 대기자 등록을 했다. 등록 6개월 만에 신장을 이식받은 남씨는 "매일 혈액 투석을 하는 게 끔찍했는데, 건양대병원 덕분에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건양대병원은 ‘뇌사 판정대상자 관리 전문기관(HOPO)’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일반병원보다 신장이식을 빨리 받을 수 있다. 이식분야 명의와 노련한 코디네이터 등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효과적인 수술이 가능하다. / 건양대병원 제공
◇신장이식, 빨리 받을 수 있는 기관
신장은 혈액에서 불순물을 걸러내 소변 등으로 내보내는 기능을 한다. 만성콩팥병은 그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인데, 이 경우 더러운 피를 기계(인공신장기)를 통해 거른 뒤 혈관에 다시 넣는 투석(透析)을 하거나 신장을 새로 이식받아야 한다. 장기간 투석을 하면 복막이 손상되며 뇌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1주일에 세 번 정도, 한 번에 3~4시간 동안 투석을 받아야 하므로 삶의 질도 떨어진다. 이 때문에 투석이 필요한 만성콩팥병 환자는 가급적 빨리 신장 이식을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신장이식을 원하는 사람이 기증자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남씨처럼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건복지부 산하의 국립장기이식센터가 지정한 뇌사판정 대상자 관리 전문기관(HOPO,Hospital based Organ Procurement Organization)을 이용하면 대기 시간을 다소 앞당길 수 있다. HOPO 지정 병원은 국립장기이식센터의 통제 하에 뇌사판정을 내리고, 뇌사자 장기를 적출하거나 이식하는데, 적출한 장기 중 최소 1개의 신장은 우선적으로 이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병원의 경우 HOPO에서 적출한 장기를 받아 이식수술을 해야 한다.
건양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최인석 교수는 "신장이 체외에 있는 시간이 많으면 요독수치(높으면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됨)가 높아질수도 있다"며 "우리 병원은 HOPO이기 때문에 뇌사자의 장기를 곧바로 이식할 수 있으므로, 수술 후 경과나 이식효과가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HOPO는 서울 13곳, 지방 23곳에 있으며 대전·충청권에서는 건양대병원이 유일하다.
◇풍부한 경험, 의료진 협력관계도 중요
장기이식은 믿을 수 있는 기관에서 받는 것도 중요하다. 담당 의사의 임상 경험은 물론, 의사와 장기이식 코디네이터의 조화로운 협력 관계, 병원의 신뢰도도 따져 봐야 한다.
건양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1년에 약 30여 명의 뇌사자를 관리하며(뇌사 판정부터 장기 적출·이식까지의 과정) 100여 개의 장기를 적출하고 있다. 신장을 포함한 각종 장기 이식수술 시행 건수는 연간 30~35건이다. 2011년에는 뇌사자 관리를 28건 시행했는데, 이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은 것이다.
장기이식 분야의 명의인 최인석 교수, 문주익 교수가 주로 집도하며 뇌사 판정을 담당하는 각 분야의 명의들이 협력하고 있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는 장기 및 인체조직 기증 업무 절차에 대한 체계를 구축한 공로로,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로부터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장을 수여받을 정도로 노련하다. 덕분에 환자의 빠른 회복과 적응을 위한 최적의 맞춤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