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력 길러주는 보완대체요법

#01 동종요법이란 무엇인가?
동종요법은 1796년 독일 의사 사무엘 하네만이 최초로 소개했다. 사무엘 하네만은 남미와 유럽에서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되던 킹코나 껍질(Chinchona Bark)을 건강한 사람에게 쓰면 오히려 말라리아와 유사한 증상이 유발되는 것을 보고 동종요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특정 증상을 유발하는 물질이 정작 그 증상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는 치료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처럼 동종요법은 ‘유사한 것으로 유사한 것을 치료한다’는 ‘유사원리’를 바탕으로 발전했으며, 환자 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약제를 투여해 질병을 치료한다.
환자 심리 상태까지 고려
동종요법은 육체뿐 아니라 환자 심리 상태까지 고려한다. 현대의학처럼 질병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 항상성이나 균형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 때문에 동종요법 진료시간은 2시간 정도로 길며, 환자의 질병 상태는 물론 말, 행동, 외모, 특성 등을 기반으로 적합한 치료약을 처방하는 것이 특징이다.
동종요법의 세 가지 원칙
동종요법은 유사원리, 단순원리, 최소량원리 등 세 가지 원리가 기본이다. ‘유사원리’는 건강한 사람에게 특정 증상을 유발하는 약제를 투여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보고, 유사한 증상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는 원리다. ‘단순원리’는 단순하게 한 가지 약제만 투여해 약제 효과를 기대하는 원리다. ‘최소량원리’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을 최소량만 투여하는 원리다.
동종요법 치료 효과
소화불량·과민성장증후군 등이 있을 때, 알레르기약을 복용해도 잘 낫지 않을 때, 감기에 잘 걸리고 복통이 나타날 때 등 주로 만성적인 증상이 있을 때 동종요법을 쓴다. 흔히 증상이 50% 정도 완화되면 치료 효과가 있다고 본다. 동종요법을 받은 환자 대부분은 동종 약을 한두 달 복용한 후 증상이 60% 정도 완화된다. 동종요법 치료 효과를 보는 환자는 70~80%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대한동종의학회 홈페이지 에는 국내외 치료사례 게시판에서 아토피피부염, 발달지연, 섬유근통증후군, 알레르기성비염, 급성중이염, 만성두통, 생리전증후군, 만성요통, 안면홍조 등에 동종요법을 썼을 때 증상 호전 효과를 봤다는 해외 연구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만성두통
독일 프라이부르크대 연구팀이 만성두통 환자를 동종요법으로 치료하고 1년 후 두통 증상을 재평가한 결과, 환자 3분의 1이 두통 증상이 호전된 상태를 유지했다.
만성요통
독일 연구팀이 만성요통 환자 43명을 대상으로 18개월간 동종요법과 물리치료의 효과를 비교한 결과, 동종요법 그룹의 기능장애 점수가 더 많이 낮아졌다.
안면홍조
영국 턴브리지웰즈동종병원에서 안면홍조를 호소하는 환자 31명을 동종요법으로 치료한 결과, 모든 환자에게서 안면홍조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염증성대장염 스위스에서 염증성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47%가 동종요법·침술 등 보완대체요법을 받고 있었으며, 그중 61%가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종요법 받는다고 현대의학 부정은 안 돼
현대의학은 대부분 질병 증상을 억제하지만, 동종요법은 오히려 비슷한 증상을 유발해 치유능력을 길러준다. 이 때문에 동종요법이 현대의학을 부정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동종요법은 현대의학을 전공한 전문 의료인이 진료한다. 현대의학을 기본으로 치료하되, 동종요법의 도움으로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환자는 기존에 복용하던 약을 임의로 끊으면 안되고, 암 환자는 수술·항암 치료 등을 다 받은 뒤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동종요법을 써야 한다.
#02 동종요법, 어떻게 받을 수 있나?
수술이 필요한 질환을 제외한 만성질환 대부분이 동종요법의 대상이다. 천식, 폐렴, 피부염, 두드러기, 간질환, 위염, 변비, 설사, 우울증, 공황 장애, 주의력 결핍 등 여러 질환에서 현대의학을 보완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두 시간 정도 상담받아야
초진은 진료 시간이 1~2시간 걸린다. 의사는 환자에게 증상 발병 시기, 특징, 양상, 증상에 대한 환자의 느낌, 선호하는 음식이나 날씨, 싫어하는것 등을 물어보고 이를 토대로 적합한 동종요법 약제를 찾는다.
천연 재료로 만들어 안전한 약재
동종요법 약재는 대부분 자연에서 얻은 물질이 원료다. 식물성 재료 60%, 동물성 재료 20%, 광물성 재료가 20% 정도다. 약재 만드는 과정에서 화학약품이나 방부제 등은 쓰지 않는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동종요법에 사용하는 약재를 해당 국가 식약청 등이 별도 관리한다. 국내에는 동종요법 약재에 대한 법안이 따로 없다. 동종요법 약재는 천연 생약물을 희석하고 진탕하는 과정을 반복해 알약으로 만든다. 동종요법 약은 이런 과정 때문에 독성이 없어 임신부나 어린이도 복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약과 달리 신체를 병적인 상태로 만들어 치료
동종요법 약은 작은 알약 형태이며, 증상에 맞는 제제를 알코올이나 물로 희석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 만든다. 여러 약재를 섞어 만드는 한약과 달리, 동종약은 한 가지 재료만 사용해 만든다. 한약과 다른 점은, 병의 증상을 억제하는 게 아니라 병적인 상태와 유사한 상태로 만드는 약을 주입해 치유력을 키우는 것이다. 아직 식품의 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은 상태는 아니다.
증상별 주로 쓰이는 제제
동종요법 약은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마다 증상과 성향 등이 다르기 때문에 획일화돼 있지 않다. 다만, 증상별로 주로 쓰는 제제는 비슷하다. 동종요법의 대표 약재는 다음과 같다. 감기 콧물이 심하면 알룸세파를 이용한 약을 쓰고, 고열에는 아코나이트·벨라도나·페룸포스포리쿰을 사용한다. 평소 과로하거나 화를 많이 내는 사람이 감기에 걸리면 눅스보미카 등을 쓴다. 폐경기 증상 감정이 격해지거나 불면증이 생기면 커피아크루다를 쓴다. 우울하거나 긴장되면 시미시푸가, 혼자 있는 것이 무서운 경우나 성욕감퇴·정서적 불안감에는 세피아 등을 사용한다. 비뇨기 증상 빈뇨·절박뇨가 심하면 머큐리우스 코로시부스 제제를 쓴다. 여성 방광염에는 살사파릴라가 좋고, 성관계 후 생긴 방광염 증상에는 스타피사그리아 등을 이용한다. 설사 점액이 섞여 나오거나 대변이 젤리 같을 때는 알로에를 쓴다. 음식을 먹은 직후 설사할 때는 크로톤 티글룸, 불안감과 초조함을 동반한 과민성증후군에는 알세니쿰 등을 이용해 약을 만든다. 두드러기 두드러기 때문에 피부가 많이 부었을때는 아피스, 가려움이 주요 증상이면서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루스 톡시코덴드론 등을 쓴다.
유방염
고열과 홍조를 동반한 유방염에는 벨라도나,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심해지면 브리오니아, 겨드랑이 림프종이 부었으면 피토락카·실리카 등을 쓴다.
변비
변의는 계속 느끼지만 대변이 안 나오면 눅스보미카, 크고 딱딱한 대변이 나오면 브리오니아 등을 이용해 약을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