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늦여름 초가을이면 약국에 '구충제 복용 시기입니다'라는 공지문이 붙는다. 최근 기생충 감염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1997년 2.4%까지 떨어졌던 기생충 감염률이 2004년 마지막 조사에서는 4.3%로 다시 증가했다. 유기농 야채를 먹는 사람과 애완 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난데다, 영유아들이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진 탓이다.
구충제는 삼키는약 외에 빨아 먹는 약이 나와 있어서, 생후 12개월 지난 뒤부터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구충제는 몸 안에 들어온 기생충이 영양소를 흡수하지 못하게 해서 사멸시킨다. 대표적인 구충제는 '플루벤다졸' 성분의 젤콤(종근당)과 '알벤다졸' 성분의 알벤다졸(대웅제약)이 있다. '알벤다졸'은 생후 24개월 이상부터 먹을 수 있는 반면, '플루벤다졸'은 태어난지 12개월 지난 뒤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먹을 수 있다.
특히 젤콤은 알약 외에 빨아 먹는 현탁액으로도 나와 있어서 어린 아이에게 먹이기 편리하다.
예전의 구충제는 식사 전 공복 상태에서 먹어야 했지만, 요즘 시판 중인 구충제는 식사와 무관하게 먹는다. 유기농 야채를 자주 먹거나, 어린이집 생활을 하는 어린이가 항문을 가려워하면 구충제를 먹이는 것이 좋다. 정말 아이가 기생충에 감염됐는지 확인하고 싶으면 소아청소년과나 가정의학과에 데려가 대변 검사를 해보면 된다. 약국에서 살 수 있는 구충제는 요충, 회충 등을 없앨 뿐 간디스토마까지 치료하지는 못한다. 날 민물생선 등을 먹은 후 복통, 황달 등의 증상이 생기면 병원에서 정확히 검사를 받은 후 치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