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감염 늘어‥"구충제 꼭 드세요"

입력 2010.04.08 08:40   수정 2010.04.08 08:53

경제가 발전하고 개인의 위생관념이 높아지면서 기생충 감염은 ‘옛날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최근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의 조사결과, 기생충 감염률이 매년 1.15배씩 늘고 있다. 2000년 2.51%에서 2006년 4.45%로 증가했다. 기생충 감염과 구충제 복용에 대해 알아본다.

기생충 감염 왜 늘어나나?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면서 동물의 기생충에 감염되거나, 중국이나 동남아 등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을 여행하며 기생충에 감염돼 오는 사례가 빈번해 기생충 감염률이 높아졌다. 중국산 수입식품, 유기농산물 섭취증가도 한몫 한다.

기생충 감염의 가장 흔한 경로는 생선회, 가축의 간, 채소 등 음식물이다. 일부는 피부를 뚫고 들어와 감염되거나 호흡기를 통해서 감염된다. 임신 중 태반을 통해 감염되거나 성행위를 통해 감염되는 기생충도 있다. 특히 자연산 민물고기를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어 감염되는 ‘간흡충’은 인체에 들어오면 보통 3~4년, 길게는 20~30년까지 간의 담관 안에 기생하면서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킨다. 간흡충은 먹는 구충제로는 박멸이 어렵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고, 합병증은 무엇인가?

기생충 감염 시 증상이나 합병증은 기생충 종류, 감염 정도, 기생 부위, 환자 건강상태 등에 따라 다양하지만 상당수가 별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소화기 이상 증상에 그친다. 간혹 발열, 오한, 근육통, 빈혈, 무기력증 등의 전신 증상이나 여러 신경 증상이 나타난다. 태아의 선천성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하면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목숨을 잃기도 한다.

기생충 감염 합병증은 회충, 편충 등 장내에 사는 기생충은 복통, 설사, 식욕부진 같은 위장관 장애를 일으킨다. 개나 고양이 회충에 감염되면 간에 염증이나 고름집이 생겨 간기능 이상을 보이거나 염증이 다른 장기에 침입하기도 한다. 결핵과 흡사한 ‘폐흡충’은 기흉, 기관지염, 기관지 확장증을 일으키고 간흡충은 담석, 담관폐쇄 등의 합병증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성 접촉으로 감염되는 ‘질편모충’은 질염, 요도염은 물론 불임을 부르기도 한다.

어린이 기생충 감염은 어떻게 해결하나?

어린이는 장내 기생충보다는 항문 밖으로 기어나와 항문 주위 피부나 점막에 알을 낳는 요충 감염률이 높다. 요충은 아이의 옷과 이불, 생활 먼지 속에 섞여 있다가 입을 통해 감염되는데, 감염성이 높아 어린이집 등 집단생활을 하는 아이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요충에 감염되면 아이는 항문이 가렵다고 보챈다. 대장에 기생하다가 밤이면 항문 근처로 나오므로 밤중에 스카치테이프로 항문 부분을 눌러 보면 요충을 확인할 수 있다. 항문을 불빛에 비춰 보면 얇은 실 같은 요충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고, 대변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요충 자체는 수명이 40일 정도지만 치료 후에도 재발이 잘 되므로 음식을 먹기 전 반드시 손을 씻고, 손가락을 빨지 않게 하며, 속옷을 삶는 등 개인위생에 신경 쓴다.

어린이도 구충제를 복용해야 하나?

구충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에 대해 기생충학회나 소아과학회의 공식적인 가이드 라인은 없다. 전문가들은 기생충 감염이 의심되는 증상 즉 어지러움이나, 반복되는 복통과 항문 주위의 가려움증을 호소하거나, 날 것을 자주 먹거나, 기생충 감염이 높은 지역에 사는 경우는 1년에 1~2번 구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구충제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면 회충·요충·십이지장충 등 상당수 기생충은 제거할 수 있으나, 모든 기생충이 박멸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간흡충이나 폐흡충은 의사 처방이 있어야 살 수있는 ‘디스토시드 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종합구충제는 의사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드물게 열이나 피부반응, 목 따가움, 복통, 두통 등이 나타난다. 2세 미만은 충분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먹이지 않는다. 일부 기형 유발 가능성이 있어 임신부도 복용하지 않는다. 간기능 장애의 우려가 있어 간질환 환자도 피해야 한다. 기생충은 재감염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구충제는 가족 전체가 일시에 복용하는 것이 좋고 사용하고 있는 이불, 속옷 등을 삶거나 소독해야 감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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