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정승원 교수팀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균이 간에 침투해 고름주머니를 만든 화농성 간농양 환자 230명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간농양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인 췌담도질환으로 인한 세균 감염이 59%였다. 이 외에 6%는 다른 원인이 확인됐고, 35%는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원인 불명의 환자 중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37명을 다시 분석했더니, 이중 8명(21.6%)이 대장암이었다. 건강한 사람의 대장암 발병 비율이 3%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원인 불명의 화농성 간농양 환자는 대장암 발병 위험이 7배 이상 높은 것이다.
CT 검사에서 간농양(왼쪽 사진 점선 안)이 확인된 환자에게 대장내시경 검사를 했더니 대장암이 발견됐다. / 순천향대병원 제공
정승원 교수는 "대장암이 화농성 간농양을 일으킨 직접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며 "대장에 살고 있던 폐렴간균이 대장암이 생긴 궤양 부위를 뚫고 나와 혈관을 통해 간에 침입해 농양을 일으켰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대만 연구에서도 원인 불명인 화농성 간농양 환자는 대장암 발병 위험이 다른 사람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난 바 있다"며 "화농성 간농양이 발견됐는데 췌담도질환 등 뚜렷한 발병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자신도 모르게 대장암에 걸려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으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꼭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