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와 바람이 만든 걸작, 명태와 황태 찾아 떠난 여행 ①

입력 2010.02.09 09:12   수정 2010.07.19 15:18

- 명태, 원양어업으로 사시사철 먹게 되었지만 11월부터 4월까지가 으뜸
- 명태의 고향 강원도, 진짜 명태를 만날 수 있는 거진항과 인제군 용대리 여행

#2. 맑은 생태탕에 몸도 마음도 녹다

명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벌써 점심시간을 훌쩍 넘겼다. 김을용 간사에게 이끌려 생태탕으로 유명하다는 한 식당에 갔다. 솔직히 지금까지 먹어본 생태탕은 양념 맛이 강해 생태 맛이 무엇인지 느끼기 힘들었다. 납작한 냄비에 담겨 나온 생태탕 역시 별다를 바 없어 보였다. 바닥까지 보이는 하얀 국물 안에 큼직한 무, 두부 몇 조각, 대파가 전부다. 별 기대감이 없어 보이는지 김 간 사가 한마디 건넨다. “생태는 대진항이나 거진항 외에는 거의 유통이 안 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생태탕을 먹었더라도 아마 동태였거나 동태를 녹인 게 대부분이었을 거예요. 양념을 많이 넣어 생선 맛을 못 느끼게 할 정도죠.

하지만 이곳에서는 대부분 생태지리로 내놓습니다. 그만큼 자신 있다는 거죠. 드셔 보시면 아마 그 차이점을 금방 아실 거예요.” 성진식당의 김창길 사장도 “그게 진짜배기 생태탕이여. 이 구불구불한 이리는 수컷에만 있어. 생태탕에는 이게 들어가야 진국이지”라며 한마디 거든다. 한 숟가락 떠 먹으니 ‘이 맛이다!’ 싶다. 시원하면서 감칠 맛나는 국물, 고소한 생태살은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을 듯했다. 이곳에서는 대부분 지리로 먹지만 이날은 서울에서 온 손님들의 입맛에 맞춘다며 특별 양념을 더한 탕을 내놓았다. 맑은 지리 맛을 보고 싶었지만 주방 아주머니의 배려가 더해진 탕도 일품이었다. 반찬으로 나온 깍두기에도 눈이 간다. 한입 베어 무니 새콤하면서 시원한, 독특한 맛이다. 명태의 아가미를 넣어 만든 ‘서거리 김치’로 생태탕과 찰떡궁합이다.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거진항 주변을 산책했다. 어선들의 길잡이 노릇을 하는 하얀 등대가 푸른 하늘과 맞닿아 있다. 뺨을 때리는 차가운 바람과 파도가 거셌지만 올해도 잘 말려질 북어를 생각하며 모래사장에 발자국을 남기며 한참을 걸었다.

Travel Tip 
 
고성 명태 & 겨울바다 축제_매년 거진항을 중심으로 주변 마을 모두가 참여한다. 겨울바다에서의 명태 낚시를 체험할 수 있는 어선 무료시승 기회를 비롯해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행사와 축하행사들이 펼쳐진다. 특히 이때 거진항을 방문하면 고성8미라 부르는 가진 자연산 물회, 털게 찜, 고성막국수, 도치두루치기, 토종 흑돼지, 도로묵 찌개, 명태지리 등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기도 하다. 기간 2010년 2월 25일~28일 홈페이지www.myeongtae.com 문의 033-682-8008
 
거진항 성진식당_거진항에서 잡은 물고기로 40여 년 동안 음식을 만들어온 유서 깊은 곳으로 전국에 소문난 맛 집이다. 이곳의 생태맑은 탕(지리)은 신선한 생태로 만들기 때문에 냄새가 나지 않고 시원하며 감칠 맛 난다. 그 외에도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도루묵찌개, 도치알탕 역시 별미다. 위치 거진우체국 맞은편 문의 033-682-1040
 
고성건어물할인마트_이곳의 이름은 ‘경상도할매건어물’. <식객> 중 ‘생태맑은탕’ 메뉴로 등장해 유명세를 탔던 ‘경북횟집’은 경상도 할매의 큰 아들이 운영하던 곳으로, 더 이상 자연태가 잡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을 닫고 작은 아들과 운영하는 건어물 가게는 남아 있다. 직접 말린 질 좋은 북어와 다양한 건어물을 만날 수 있다. 전국 택배주문도 가능. 위치 거진항 고성수협 맞은편 문의 033-682-4477

취재협조 거진항명태축제준비위원회, 인제군 용대3리 황태마을주민회, 영랑호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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