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에서 신나게 스키를 타는 동안 피부는 차가운 칼바람에 입은 상처로 신음한다. 두터운 스키복 바깥으로 드러난 피부에 ‘옷’을 입혀 주자. 되도록 순하게, 가능하면 온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뷰티 파우치를 꾸렸다.
찬바람 때문에 피부는 나이를 먹는다
추위에 피부가 상한다니 이게 무슨 말인지.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 중 유독 까맣고 거친 피부를 가진 이가 많다고 생각했을 뿐 추위가 범인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을 것이다. 스키를 탈 때 우리의 피부는 추위, 바람, 햇빛의 삼중고를 동시에 겪는다. 수분을 빼앗기고 피부 보호막이 약해져 외부자극을 그대로 받아야만 하는 극한 상황 속에서 피부상태가 나빠지는 건 당연하다.
손상이 심한 만큼 관리가 중요하지만 스키 즐기기 바쁘다 보니 제대로 챙기기 어렵다. 겨울철 외부 활동이 많을때 피부를 방치했다간 갈라지고 메마르고 붉게 달아오르기 십상이다. 이럴 때는 조그만 자극에도 상처가 나고 회복이 느려 흉터가 생길 위험이 높다. 적어도 2시간 간격으로 실내에서 따뜻하게 몸을 녹이고 힘들어하는 피부를 달래자. 자외선차단제와 보습제를 틈틈이 덧발라 주면서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빼앗긴 수분을 공급하고 체온을 높여 준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욕조에 몸을 담가 근육을 풀어 주고 지친 피부를 달래줄 제품을 발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밭에서 탄 피부, 정말 오래 간다
여름 뙤약볕보다 한겨울 스키장에서 피부가 더 잘 탄다? 겨울철 자외선은 여름처럼 피부를 화끈거리게 만들거나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키지 않지만, 장시간 노출되었을 경우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스키장을 자외선 위험지역으로 꼽는 건 눈과 고도 때문이다. 약 300m 높아질 때마다 자외선은 10%더 강해지며, 하얀 눈에 반사된 자외선의 양은 평소보다 3~4배가량 높은 90%에 이른다. 스키장에서는 평소 사용하는 것보다 더 높은 지수의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야 한다.야외 스포츠 전용 제품이나 SPF40~50 정도가 좋으며, 얼굴을 비롯해 외부에 노출되는 모든 부위에 바른다. 특히 여성과 유·소아는 자외선에 더욱 민감하므로 자외선차단제를 바른 후 모자, 선글라스, 고글 등을 함께 챙긴다.
스키장 스킨케어, 변화가 필요하다
기껏해야 하루이틀인데 쓰던 제품도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바람, 추위, 자외선에 하루 종일 시달린 피부는 조그만 자극에도 트러블을 일으킨다. 따라서 가급적 피부에 자극이 될 성분은 모두 배제되어야 한다. 스키 타기 전에는 피부를 최대한 보호해 줄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발라 피부 손상을 줄인다. 뷰티 파우치를 꾸리기 전 아래 세 가지 항목에 해당하는 제품인지 꼼꼼히 따진다.
Step 1 >> 슬로프 출동 전, 온 가족 피부 기초공사
평소 피부 관리를 잘 하지 않는 남편과 연약한 피부를 가진 아이에게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 추위, 바람, 자외선 등 외부자극이 피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게 유·수분으로 보호막을 만들어 준다. 무조건 많이 바르는 게 해결책은 아니다. 스킨케어의 단계는 간단하게 하고, 트러블 유발 요인을 최소화해야 하므로 인공향, 색소, 화학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피한다.
뺨이 장시간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겨 피부가 붉어지고 민감한 상태가 되기 쉽다. 평소에도 볼의 홍조 때문에 고민이 많은 이라면 볼 부위부터 목까지 감싸 주는 스키용 마스크를 착용한다. 핫팩을 이용해 수시로 언 뺨을 녹여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키장에서는 두꺼운 화장은 금물이다. 화장이 두꺼우면 땀이 잘 발산되지 않으며, 메이크업의 유분과 결합해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일으킨다. 다만 자외선차단제는 조금씩 여러 번 꼼꼼하게 덧바른다. 색조화장은 너무 진하지 않게 포인트를 주는 메이크업이 좋다. 아이라인이나 마스카라를 하고 싶다면 워터프루프 제품을 이용한다.
Step 2 >> 흔적 없는 피부를 위한 애프터 케어
스키를 타고 난 후 피부는 매우 지친 상태다. 각질은 쌓이고 수분이 부족해 피부는 버석거리므로 가급적 자극이 많은 관리법은 피한다. 먼저 오일 성분의 클렌저로 피부에 남아 있는 자외선차단제를 부드럽게 씻어 낸다. 그런 다음 너무 뜨겁지 않은 스팀타월로 모공을 열어 각질을 부드럽게 만든다. 샴푸나 보디 클렌저는 땀과 먼지를 제거할 정도로만 사용하고 피부 pH를 맞춰 주는 약산성 제품을 사용한다. 목욕 후에는 물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보습제를 발라 주는데, 보디오일은 얇은 막을 만들어 수분을 오랫동안 유지시키는 효과가 있다.
샤워 대신 10~20분 정도 반신욕을 하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근육의 피로를 풀어 줄 입욕제는 효과를 배가시킨다.그러나 갑자기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물에 들어가면 말초신경이 확장되어 뇌로 가는 혈액의 양이 줄어들면서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먼저 실내 기온에 적응한 뒤 물에 들어간다. 목욕 후에는 따뜻한 차를 마셔 피부대사를 정상화시키고 빼앗긴 수분을 보충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