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질제거제, 제대로 사용하고 계세요?

입력 2009.12.17 15:17

각질과의 전쟁을 벌여야 하는 계절,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각질제거 제품들에 관심을 가져보자.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하면 거친 피부를 매끄럽게 해주는 것은 물론, 피부톤 개산과 트러블 예방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각질제거, 피부미용의 기본이 되다

사람들이 각질제거에 많은 비용을 들이는 이유는 각질제거 전후 피부가 눈에 띄게 다르기 때문이다. 한결 매끄러워진 촉감, 환해진 안색으로 확실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각질제거 제품이다. 이런 효과로 각질제거제를 남용하는 중독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각질은 어떻게 생성될까?

사람의 피부는 끊임없이 새로운 세포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가장 바깥층으로 밀려난 죽은 세포가 바로 각질이 된다. 피부 세포가 생성된 후 각질이 되어 탈락하기까지의 과정은 대략 28일 정도가 걸린다. 피부 세포 주기에 따라 어느 시기가 되면 각질이 피부에서 떨어져나가는 것이 자연적인 현상. 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각질이 제때 떨어져나가지 못할 때가 있다. 건선은 피부세포주기가 일반인보다 5~8배 정도 빠른 질환으로, 미처 떨어져나가지 못한 각질이 켜켜이 쌓이는 것이다. 스트레스 등으로 신체 컨디션이 저하되거나, 노화가 진행되면 피부세포주기도 역시 느려진다. 피지가 많이 분비되거나, 메이크업, 노폐물 등도 각질의 정상적인 탈락을 막는 원인이다.

각질 좀 쌓이면 어때?

각질은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되는 피부의 적처럼 취급받고 있지만, 사실 ‘외부 환경으로부터 피부 보호’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각질이 없거나 너무 얇은 피부는 수분이 금세 증발되어 건조증이 심해지며, 아주 작은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문제는 제때 탈락하지 못한 각질이 모공을 막으면 피지나 노폐물이 피부 밖으로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 트러블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또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바르더라도 흡수가 잘 되지 않아 효과를 보기 힘들다. 하얗게 일어난 각질은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피부 탄력이 저하되고 잔주름 등 노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무턱대고 제거하면 더 큰 트러블 발생

각질제거는 양날의 검이다. 각질이 두텁게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제거가 필요하지만,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 각질을 제거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무리한 각질제거는 심한 부작용을 낳는다. 피부과의사회가 집계한 소비자 피해 사례의 18~20%가 각질제거제 부작용일 정도다. 퓨어피부과 정혜신 원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각질제거에 중독되면 까슬까슬 거친 피부, 건조한 피부, 심한 여드름 피부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공을 들였던 각질제거가 고스란히 문제를 불러온다”고 밝혔다. 피부과의사회 한승경 회장도 "병원에서 필링을 받아도 부작용이 생기는데, 심지어 개인이 자신의 피부 상태도 모른 채 사용하는 것은 피부를 망치는 행위다. AHA 10% 이상 농도의 각질제거제를 사용해서 개인이 '화학필링'을 하면 화상, 흉터, 색소침착, 표피 벗겨짐, 진물, 감염, 홍반, 피부위축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럼 어떻게 제거할까?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각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기존의 각질제거 법칙을 잊어야 한다. 건성, 지성, 복합성 등 획일화된 피부 타입을 자신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도 위험하다. 피부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복잡해 전체적으로 건조한데 피지가 과다하게 분비되는 부위가 있는가 하면, 계절 혹은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피부 타입이 바뀌기도 한다. 각질제거 방법도 피부 컨디션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피부를 관찰했을 때 눈에 띄게 거칠어졌거나 칙칙해지는 등 변화가 느껴지면 각질제거를 하는 것이 좋다. 평소 각질을 제거하지 않아도 아무 이상이 없다면, 피부가 제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는 상태이므로 그냥 놔두도록 하자.

각질제거의 두 가지 방법

각질제거의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스크럽이나 세안 브러시처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법, AHA, BHA, 효소 등 화학적 성분으로 각질을 녹이는 방법이 그것이다. 스크럽은 원래 ‘불순물을 세정하다’라는 뜻으로, 화장품 용어로는 피부 가장 바깥층에 있는 각질을 벗겨낼 수 있도록 까끌까끌 한 알갱이가 든 세안제를 의미한다. AHA, BHA 등의 성분은 피부과에서 필링 시술 시 사용하곤 하는데, 화장품으로 사용할 수 있게 농도가 낮은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둘 중 어떤 방법을 사용하느냐는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단 피부가 매우 민감한 타입이라면 물리적 방법이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고, 나머지는 팔 안쪽 등 노출이 적은 부위에 테스트를 해본 후 이상이 없을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리적으로 각질 밀어내기

비교적 역사가 오래된 방법으로 국내에서는 ‘살구씨 스크럽’이 인기를 얻으면서 대중화되었다. 세안 브러시나 장갑으로 각질을 밀어내기도 하지만,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은 작은 알갱이가 들어있는 세안제나 마사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소금 결정 크기부터 아주 미세한 입자까지 알갱이의 크기와 살구씨, 호두씨, 셀룰로오즈, 산화 마그네슘 등 재료에 따라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알갱이가 너무 큰 제품은 각질을 효과적으로 벗겨내기 힘들며, 미세 알갱이의 제품으로 무리하게 마사지하면 모공 속까지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스크럽을 사용할 경우에는 한 부위만 집중적으로 마사지하는 것을 피하고,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화학적으로 각질 녹이기

화학적 각질제거제의 대표 성분인 AHA, BHA, 효소에 대해 알아보자. AHA는 산의 작용으로 각질을 부드럽게 녹이는 성분이다. 상한 우유로 목욕을 하여 피부를 부드럽게 유지했다는 고대인들의 기록으로 볼 때, 인류가 꽤 오래 전부터 AHA의 효능을 알고 있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상한 우유와 토마토 주스 등에서 추출하는 젖산, 사탕수수나 덜 익은 열매에서 추출하는 글리콜산, 사과에서 추출하는 말릭산, 귤과 오렌지 성분인 구연산, 포도주의 주석산 등이 AHA에 해당된다. BHA는 살리실산을 말하는데 AHA와 다르게 지용성이기 때문에 피지분비가 많고 여드름이 잘 나는 피부에도 침투가 쉽다. 효소는 각질층의 단백질을 분해해 각질 사이의 연결고리를 자르는 원리를 이용한다. 대표적으로 식물성 단백질 분해효소인 파파인 효소가 있는데, 자극이 적어 민감성 피부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화장품 내에 효소 활성의 안정화가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AHA, BHA 제품을 사용할 때 주의점

피부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지 않고 각질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학적 각질제거제는 획기적이지만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AHA와 BHA 모두 제품이 산성인 상태에서 효과를 발휘하는데, 보통 pH 3.5~4일 때 이상적이다. 또 두 성분이 얼마나 함유되어 있는지도 중요하다. AHA는 5~10%, BHA는 0.5~2%가 좋다. 산도가 너무 강하거나, 제품이 고농도일 때 피부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과의사회는 ‘필링 가이드라인’을 통해 “필링 제품을 처음 사용할 때 얼굴 이외의 다른 부위에 발라 피부 이상을 확인하고, 사용 후에는 각질이 많이 떨어져 나간 상태이므로 자외선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각질제거 후 관리가 중요하다

각질을 제거했다고 해서 피부 관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난 여린 속살을 보호하기 위해 보습과 영양 공급을 충분히 해야 하며,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자외선 차단제도 평소보다 꼼꼼히 발라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각질층의 수분이 평상시 15~20%에서 10%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실내 습도를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가습기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피부세포주기가 정상을 찾을 수 있도록 신체 컨디션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질 좋은 식품 섭취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