胃石(위석), 콜라로 녹여 치료한다

입력 2009.01.06 16:07   수정 2009.01.07 09:49

위석에 콜라 주입 후 조각 내어 식도로 빼 섭취만으로 예방 안돼

김모(62)씨는 배가 아파 며칠 전 병원을 찾아 위 내시경 검사를 했다. 그 결과 위 속에 지름 10㎝의 단단한 돌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는 내시경을 이용해 위석(胃石) 속에 콜라를 직접 주입했다. 콜라가 들어가자 위석이 부드럽게 변했고, 의사는 내시경을 이용해 위석을 조각 낸 뒤 식도를 통해 밖으로 빼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위석은 감, 말린 과일 등의 음식물, 머리카락 등이 위에서 소화되지 않고 굳어진 이물질 덩어리. 대부분은 말랑말랑한 진흙과 비슷하지만 돌처럼 딱딱해져 위궤양이나 장 폐색을 일으킬 수도 있다.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명규 교수는 "예전에는 위석이 대변으로 자연 배출되기를 기다리거나 수술, 위장관 운동 촉진제 복용, 내시경을 통한 분쇄법 등이 이용됐다. 그러나 위석이 크면 제거하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콜라를 이용한 치료법. 이 방법은 비용이 적게 들고 시간도 짧아 주목을 받고 있다.

위석 치료에 콜라를 이용하게 된 배경에는 에피소드가 있다. 그리스의 한 의사가 자동차 수리공이 꽉 조인 나사가 풀리지 않을 때 이를 콜라에 하루 동안 담가두면 잘 풀리는 것을 보고 콜라를 위석 치료에 시도해 성공했다는 것. 이를 학회지에 발표한 뒤 많은 의사들이 이 방법을 따라 하고 있다.

콜라를 이용한 위석 치료법도 쉽지만은 않다. 기본이 내시경으로 위석에 콜라를 주입해 조각 낸 뒤 식도로 빼내는 것. 일정 기간 동안 콜라를 마시게 하는 방법도 시도됐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효과가 확실하지 않았다.

현재 콜라가 어떻게 위석을 녹이는지, 또 위석을 녹이려면 콜라를 얼마나 많은 양을 얼마 동안 주입해야 하는 지 기준이 없다. 전문가들은 ▲콜라는 위산(PH1~2)과 비슷한 PH 2.6의 산성으로 위석 용해를 쉽게 하고 ▲콜라 속 탄산수소나트륨이 점액 용해성을 가지고 있고 ▲콜라 속 이산화탄소 기포가 위석의 표면을 통과해 섬유 결석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콜라를 많이 마신다고 위석을 예방하거나 생긴 위석을 없애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