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성에서 여성 3명이 연이어 실종되면서 ‘화성의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경찰은 여성들의 실종 지점이 15년 전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 태안읍과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난 사건과의 연관성은 높지 않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단서는 없는 상태. 화성연쇄살인사건과의 연계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 까지 여성 10명이 차례로 살해된 사건이다. 총 180만 명의 경찰이 동원되고 3,000여 명의 용의자가 조사를 받았음에도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 피해자가 모두 여성이었고 범행 수법이 잔인했던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공소시효가 만료돼 미궁의 사건으로 묻혀지고 말았다.
이렇게 연쇄적, 잔인한 수법을 사용한 범인들은 사이코패스(psychopathㆍ반사회적인격장애)인 경우가 많다.
36명을 숨지게 하고 1989년 플로리다 교도소에서 처형당한 테드 번디(Ted Bundy), 33명의 청소년들을 숨지게 하고 1994년 사형된 존 게이시(John Gacy),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연쇄적으로 21명을 숨지게 한 유영철이 대표적이다.
사이코패스는 극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후회가 없다. 희생자에 대한 아무런 감정도 없다. 이들은 자신이 악에 대한 심판을 내리는 존재, 신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원인은 어린 시절 주변 사람들에게서 정신적 상처를 받아 사고방식이 이상하게 굳어진 경우, 공격성을 억제하는 세로토닌이나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옥시토신 등 감정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 등이다.
지난해 런던 킹스 칼리지 연구팀이 사이코패스의 뇌 스캔 사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이코패스의 뇌는 공포에 질린 사람의 얼굴을 봤을 때 별 반응을 일으키지 않았다. 희생자의 공포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이 결여돼 잔인한 범죄를 죄의식 없이 저지르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장기간의 정신과 치료로도 고치기 어렵다. 약을 통해 불안증상 개선 등 부분적인 증상 완화만 가능할 뿐이다.
/심재훈 헬스조선 기자 jhsim@chosun.com
(도움말: 고대 안산병원 정신과 한창수 교수,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임세원 교수, 한양대병원 정신과 김석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