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 오세요? 25분만 이 음악 들어보세요"

입력 2006.02.26 15:09

“잠이 안 오세요? 이 음악 한 번 들어보세요. 25분만 들으면 누구나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수면제에 의존해 왔다. 점점 더 약에 의존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 효과만큼은 확실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잠이 오게 하는 CD나 쿠션, 숙면을 유도하는 침구류 등 부작용 없이 잠들게 해준다는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수면유도 제품은 이름부터 의미심장하다. CD 형태인 ‘스피드슬립(speed sleep)’은 2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숙면을 이루게 해준다고 선전한다.

스피드슬립은 인간이 잠을 잘 때 나오는 뇌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원리다. 숙면상태일 때 나오는 뇌파인 델타파를 자극하는 목소리와 배경음악을 반복적으로 들려줌으로써 뇌가 잠에 빠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잠의 종류에 따라 듣는 음악도 틀려진다. 첫번째 음악은 원하는 시간에 짧게 낮잠을 즐길 수 있는 곡이고, 두번째 음악은 밤에 숙면을 취하고 싶을 때를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유사한 원리로 숙면을 유도하는 뇌파 기구를 비롯해, 숙면유도용 최면 CD 등 각종 숙면유도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는 수면 관련제품을 따로 모아놓은 코너까지 마련돼 있을 정도다.

수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과거 학습용 기구였던 ‘엠씨스퀘어’도 새 모델에는 숙면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엠씨스퀘어는 빛과 소리의 반복적 자극을 통해 원하는 상태의 뇌파가 나오게 하는 원리인데, 특히 깊은 잠에 빠져있을 때 나오는 델타파를 유도해 숙면을 도와준다고 업체측은 설명한다.

그러나 수면촉진 제품도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뇌파 자극 제품이 간질을 유발한다는 논란이 있었고, 실제 제품회사 관계자들도 식구 중에 간질 등 뇌 질환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뇌파를 자극하는 방법에 비해 효과는 떨어지지만 안전성이 뛰어난 숙면유도제품들도 있다. 미국에서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음의 안정을 찾아 주는 쿠션’은 버튼을 누르면 쿠션에 내장된 심장 형태의 모터가 인간의 심박수에 맞춰 뛴다. 본인이 가장 편하게 느끼는 심박수로 조절 가능하도록 한 이 쿠션은 안고 있으면, 자궁 속 태아가 산모에게서 느끼는 감정과 유사한 수면상태로 빠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숙면을 도와주는 침구류가 인기다. 태아가 웅크리고 있는 모양의 ‘U자형’ 베개는 임신 중 배가 불러 편안한 자세로 잠들기 힘든 산모들을 위한 제품이다. 바로 누워 자면 배가 당기고 자궁으로 인해 내장기관이 압박되는 임산부들을 위해 옆으로 누워 다리를 구부린 자세로 수면을 취하도록 도와주는 기구다.

각종 수면유도 제품들이 저마다 안전성과 확실한 효과를 내세우고 있지만, 가장 이상적인 것은 물론 스스로의 힘으로 잠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수면환경이 중요하다. 좋은 방법은 수면일기를 작성해 자신의 생활패턴을 정확히 인식하고 규칙적인 생활로 바꿔가는 것이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신철 교수는 “이상적인 수면환경으로는 22℃ 온도와 60%의 습도에 밝지 않은 조도가 적절하다”며 “신체적으로는 낮에 활동을 많이 해야 엔돌핀 분비량이 증가해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불면증을 초래하는 질환의 가능성도 체크해 봐야 한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윤인영 교수는 “다리의 통증으로 잠이 들지 못하는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우울증이 불면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며 “무조건 수면제부터 사용하기보다 자신이 잠을 자지 못하는 원인부터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선이 헬스조선기자 sunny02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