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임무를 마친 위임형 제네릭 의약품들이 국내 시장에서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16일자로 한국다이이찌산쿄가 판매하던 고혈압 치료제 올메액트정 3개 품목과 올메액트플러스정 1개 품목의 허가가 자진 취하되면서, 올메액트는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올메액트는 원개발사 다이이찌산쿄가 2013년 2월 허가받은 위임형 제네릭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인 올메텍과 동일한 제조시설에서 생산됐다.

다이이찌산쿄와 대웅제약이 공동으로 국내에 공급해온 올메사르탄 성분 제품은 2013년 9월 올메텍 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 경쟁에 직면했다.

이에 다이이찌산쿄는 CJ제일제당(현 HK이노엔)과 협력해 위임형 제네릭을 허가받아 시장에 진입했으나, 이후 CJ헬스케어의 한국콜마 인수로 건일제약이 판매를 이어받았다.

그러나 올메액트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024년 유비스트 집계 기준 원외처방액은 올메액트 약 5천만 원, 올메액트플러스 약 1억 2천만 원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출시 시점부터 오리지널과 동일한 외형을 갖췄음에도 특허 만료 후 늦게 출시돼 초기 시장 선점에 실패한 점과, 대웅제약이 판매하는 오리지널 올메텍의 견고한 시장 지위가 위임형 제네릭의 입지를 제한했다고 분석한다.

올메액트뿐 아니라 올메사르탄 복합제인 세비카와 세비카HCT의 위임형 제네릭 '세비액트'도 지난 2023년 1월 전 품목 허가를 취하하며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들 위임형 제네릭은 개별 실적은 미미했으나, 출시 초기 오리지널 의약품의 실적 하락을 일정 부분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2023년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오리지널 의약품인 올메텍은 약 306억 원, 세비카는 약 688억 원, 세비카HCT는 약 420억 원의 처방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소폭 성장했다.

이는 해당 성분 의약품들이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위임형 제네릭의 실적은 제한적이었으나,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 방어 효과는 있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