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HK이노엔이 HLA-G을 표적하는 자사의 차세대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코드명: IN-B00003)의 글로벌 권리 확보에 공을 들이면서 이 새로운 신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취재 결과, HK이노엔은 한국을 비롯, 미국, 유럽, 중국, 일본, 호주 등 6개국에 ‘항-HLA-G 키메라 항원 수용체 및 이의 용도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 6개국 특허는 2023년 3월 24일 같은날 출원됐으며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출원 내용이 공개되고 있다.

현재 비임상단계에서 개발 중인 HLA-G 표적 CAR-T 기술은 기존 CAR-T 치료제의 단점을 개선한 것으로, 해당 특허 출원국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CAR-T 치료제는 환자에게서 T세포를 수집한 다음, 암세포 표면의 특이적인 부분을 능동적으로 찾아내어 파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하여 재조합하는 유전자 치료제다. 1회 투약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어 기적의 항암제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노바티스의 킴리아, J&J의 카빅티 등 기존의 CAR-T 치료제는 아직까지 혈액암 치료제로만 활용되고 있다. 이는 기존 기술이 고형암의 복잡한 종양미세환경과 면역회피 기전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혈액암은 암세포가 혈액 속에 떠다니므로 CAR-T 세포가 쉽게 찾아가서 공격할 수 있지만, 고형암은 암세포가 덩어리로 뭉쳐 있고 암 주변에 면역 세포의 접근을 막는 복잡한 환경이 있어서 CAR-T 세포의 접근이 어려운 것이다.

반면, HK이노엔의 IN-B00003은 기존 CAR-T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HLA-G를 표적으로 삼았다. HLA-G는 T세포와 NK세포 등 면역세포의 공격을 억제하는 면역관문단백질(인자)이다. 암세포, 그 중에서도 주로 고형암 세포들이 이 단백질을 발현해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HK이노엔은 이를 역으로 이용하여 HLA-G를 표적으로 하는 CAR-T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HLA-G가 고형암 세포에서 과발현되는 만큼, HLA-G 표적하는 CAR-T 치료제를 통해 고형암을 제압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HLA-G 표적 CAR-T 치료제는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비임상 실험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난소암과 삼중음성 유방암 세포주에 투여한 결과, 해당 치료제는 HLA-G 과발현 고형암 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HK이노엔은 난소암과 유방암을 비롯해 췌장암, 뇌암, 자궁경부암, 식도암, 위암, 간암, 대장암, 구강암, 전립선암, 신장암 등도 예비 적응증 범주에 두고 있다. 이들 질환은 모두 기존 항암제로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암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따라서 HK이노엔이 개발 중인 HLA-G 표적 CAR-T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경우, 혈액암을 넘어 여러 종류의 고형암까지 잡는 새로운 CAR-T 치료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HK이노엔이 개발 중인 IN-B00003은 2024년 1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의 국가신약개발 지원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회사측은 본 지원과제 수행을 통해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