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김미경 기자] 부산시민 10명 중 9명이 지역 내에서 치료를 완결할 센터 건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대병원은 ‘지역완결형 글로벌 허브 메디컬센터 구축사업’에 대한 시민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88.4%가 센터 건립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엠브레인을 통해 부산시 거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2일부터 9일까지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센터 건립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시민들은 ▲지역의료 신뢰도 향상 ▲중증·희귀질환 지역 내 해결 ▲진료 편의성 제고를 주요 이유로 들었다.

이는 시민들이 여전히 지역의료에 대한 신뢰 부족과 불편함을 체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수도권은 질, 부산은 가성비라는 시민들의 체감 격차가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 중 상급종합병원 이용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수도권 병원은 ▲의료시설·장비 ▲병원 규모 ▲의료진 전문성 ▲시설/환경 쾌적성 등 질적 요소 전반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부산권 병원은 수도권에 비해 ▲치료비용 ▲진료 외 비용 ▲접근성 ▲진료 외 소요 시간 등 경제성과 접근성 항목에서 상대적 우위를 나타냈다.

다만 이러한 인식은 메디컬센터 완공을 계기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응답자 85.9%가 센터가 완공되면 부산대병원을 이용하겠다고 밝혔는데, 특히 수도권 병원 이용 경험자 중 93.5%가 ‘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해, 메디컬센터가 수도권 유출 환자의 회귀 거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센터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이유로는 ‘더 다양하고 복합적인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아서’가 가장 많았고, 이어 ‘고난도 중증질환 진료·완치 가능성’, ‘진료 대기시간 감소 등 빠른 의료서비스 기대’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유출 환자의 회귀는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 의료 이용으로 발생하는 연간 순비용은 교통·숙박비만 4121억원에 이르며, 기회비용까지 포함하면 약 4조6270억원에 달한다.

부산대병원은 부산대병원을 중심으로 희귀·중증질환 진료 인프라를 확충해 수도권 환자 유출을 줄이면, 그동안 외부로 빠져나가던 의료 관련 사회적 비용이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센터 완공 시 개선될 걸로 기대하는 의료서비스 항목은 ‘중증질환 전문 치료를 위한 의료 접근성 개선’이 51.4%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의료진 수준 향상’, ‘지역 공공의료 서비스 개선’, ‘정밀 의료 등 첨단 기술 도입’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 발전 측면에서는 ‘스마트병원 인프라 구축’과 ‘지역 경쟁력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컸고, ‘대학·연구소 유치 및 인재 양성’도 중요한 요소로 언급됐다.

시민들은 이번 사업으로 신설 또는 강화되는 7개 세부센터 전반에 높은 필요성과 이용 의향을 보였다. 특히 중증·희귀질환 분야인 어린이 통합진료센터와 통합암케어센터의 수요가 가장 두드러졌다.

필수 사유로 어린이 통합진료센터는 ‘부산에 중증·희귀질환 소아 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부족해서’, ‘24시간 소아 전문 응급 진료를 제공하는 병원이 없어서’ 등의 이유가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통합암케어센터의 경우, ‘암 치료를 위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암 진단부터 수술, 치료까지 빠르게 이어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해서’라는 응답이 많았다.

정성운 부산대병원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지역의료 향상을 바라는 부산 시민들의 기대가 뚜렷이 드러났다”며 “글로벌 메디컬센터 구축 사업은 이러한 수요를 반영하는 것을 넘어, 수도권 못지않은 의료 환경을 갖추게 될 것이다. 더 이상 수도권으로 먼 길을 떠나지 않도록, 이번 사업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