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유정민 기자] 현대약품의 시가총액이 이상준 대표 단독 체제 이후 4년여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2021년 1월 이상준 대표 취임 당시 3000억 원을 상회했던 시총은 최근 1000억 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시총 급감의 원인으로는 매출 정체, 수익성 악화, 승계 이슈, 미미한 R&D 성과 등이 지목되고 있다.

15일 현대약품은 주당 354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시총은 11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52주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8월 1일(주가 5820원, 시총 1862억 원)과 비교했을 때 주가는 60.82%, 시총은 729억 원 감소한 수치다.

현대약품의 주가는 올해 4월 9일 종가 기준 3000원까지 하락하며 시총이 960억 원으로 1000억 원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2021년 1월 6일 종가 기준 9920원, 시총 3174억 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4년 6개월여 만에 시총이 약 3분의 1 토막 난 셈이다. 이 기간 동안 상장 주식 수에는 변동이 없었다.

실적 부진 역시 주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매출액은 1757억 원으로 전년(2023년 1808억 원) 대비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6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 또한 2023년 69억 원에서 2024년 2억 원으로 크게 줄어 외형은 정체되고 수익성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누계 실적 역시 매출은 915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7억 원에 불과하며, 순이익은 -2900만 원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승계 이슈 또한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21년 1월부터 이상준 단독대표 체제가 시작되었지만, 그의 지분율은 4.22%로 수년째 변동이 없는 상태다.

이는 아버지인 이한구 회장의 지분율 17.88%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한구 회장의 고령으로 인해 향후 이상준 대표에게 증여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낮은 지분율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대주주(17.88%)를 넘는 자사주 비중(18.33%) 또한 기업 가치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통해 주당 가치를 높이는 주가 부양 효과를 기대하지만, 현대약품은 소각 없이 자사주 비중을 늘려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제약주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R&D 이벤트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 신약 후보물질 'HDNO-1605(HD-6277)'은 현재 2상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3상 완료까지 15년 이상의 개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